[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모두가 기다리는 1월 뉴욕 증시 조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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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오랜만에 하락했습니다. 30일(현지시간) 3대 지수는 0.5~0.6% 떨어졌습니다. 12월2일 이후 4주 만에 가장 큰 낙폭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1월 초 워싱턴DC에서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별다른 악재는 없었습니다. 경제 지표도 괜찮았습니다. 11월 무역수지 적자는 5.4% 감소한 632억달러로 3개월 연속 감소했고, 11월 신규 주택 판매는 1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굳이 악재를 꼽으라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입니다. 올들어 다우는 22%, S&P500 지수는 28%, 나스닥은 35% 상승했습니다.월가 투자은행(IB)들은 그동안 당혹해했습니다.
지난 11월말~12월초 이들은 내년 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발표했습니다. 대부분 3300~3400 수준이었습니다. 파이퍼 제프리가 가장 높은 3600을 불렀고, UBS가 가장 낮은 3000을 예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내년에 평균 5% 안팎 수익률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지수가 계속 오르면서 S&P500 지수는 지난 27일 3247.93까지 올랐습니다. 이달에만 3.5% 넘게 올라 내년 말 예상치에 바짝 다가선 겁니다.
IB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날 주가가 하락하자, "향후 20%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월가의 유명한 주식 전략가인 야데니리서치의 에드워드 야데니 대표는 "내년 말 S&P 500 지수의 목표치를 3500으로 봤는데 이미 여기에 가까워졌다. 과열 상황이 아닌지 걱정된다"며 "10~20%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월가에는 밸류에이션 부담 외에도 몇 가지 조정장을 예상하는 이유가 나돌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두 달 간 S&P500 지수는 약 7%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9% 가량 급등했습니다. 조정도 없이 지속적으로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한 번 조정을 받고 가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월가 관계자는 "지난 두달간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이제는 따라서 들어가기 어려운 레벨까지 왔다"며 "여기서 5~10% 가량 하락해야 투자자들이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또 1월에는 주요 대형 연기금 등이 자산 배분을 조정합니다.
최근 ETF 등 패시브 펀드가 지속적으로 액티브 펀드보다 나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이에 캘퍼스가 200억달러를 액티브 펀드에서 빼서 패시브 펀드로 옮기기로 하는 등 여러 기관투자자가 돈을 패시브로 추가 이동시킬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상당수 주식 자산은 그대로 옮길 수 있지만 이 와중에 일부 주식이 매물로 흘러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헤지펀드가 1월에 주식을 팔 가능성도 있습니다.
헤지펀드들은 올해 S&P500 지수에 비해 훨씬 낮은 8.5% 수익률(HFR 추정)에 그쳤습니다. 이에 돈을 돌려달라는 요구(리뎀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올해 헤지펀드 업계에선 지난 10월까지 8개월 연속으로 돈이 빠져나갔고, 총 액수는 815억달러에 달합니다. 그러다 지난 11월에야 겨우 44억달러가 유입됐습니다.
그런데 11월 유입액이 플러스를 기록한 데 대해 ‘상당수 헤지펀드가 리뎀션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월가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은 한꺼번에 자산을 팔아야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리뎀션 요구를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갖고 있다"며 "내년 초 돈을 돌려주겠다면서 상환을 연기한 헤지펀드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헤지펀드뿐 만이 아닙니다. 올해 주식을 사서 30% 가까운 투자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 요구가 강합니다. 하지만 세금을 덜 내려면 내년에 팔아야합니다.
미국은 1년 이내 투자로 수익을 내면 단기자본이익으로 간주해 일반적 소득으로 과세합니다. 투자자들이 대부분 부자인 만큼 최대 37%까지 내야합니다. 하지만 투자기간이 1년을 넘기면 장기 투자로 간주해 수익률에 따라 최대 20%만 과세됩니다.
이 때문에 올해 말엔 매도 수요가 많지 않지만, 내년 초에는 시장에 나오는 주식이 꽤 될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다만 주가가 조정을 받아도 10% 이상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습니다.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미 중앙은행(Fed)이 지난 10월부터 막대한 돈을 푸는 바람에 시장에 돈이 넘친다"며 "약간만 내리면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대거 대기하고 있어 10% 이상 조정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사실 너무 오른 것 외에는 별다른 악재도 찾기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과 중국이 1월 초 워싱턴DC에서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별다른 악재는 없었습니다. 경제 지표도 괜찮았습니다. 11월 무역수지 적자는 5.4% 감소한 632억달러로 3개월 연속 감소했고, 11월 신규 주택 판매는 1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굳이 악재를 꼽으라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입니다. 올들어 다우는 22%, S&P500 지수는 28%, 나스닥은 35% 상승했습니다.월가 투자은행(IB)들은 그동안 당혹해했습니다.
지난 11월말~12월초 이들은 내년 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발표했습니다. 대부분 3300~3400 수준이었습니다. 파이퍼 제프리가 가장 높은 3600을 불렀고, UBS가 가장 낮은 3000을 예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내년에 평균 5% 안팎 수익률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지수가 계속 오르면서 S&P500 지수는 지난 27일 3247.93까지 올랐습니다. 이달에만 3.5% 넘게 올라 내년 말 예상치에 바짝 다가선 겁니다.
IB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날 주가가 하락하자, "향후 20%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월가의 유명한 주식 전략가인 야데니리서치의 에드워드 야데니 대표는 "내년 말 S&P 500 지수의 목표치를 3500으로 봤는데 이미 여기에 가까워졌다. 과열 상황이 아닌지 걱정된다"며 "10~20%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월가에는 밸류에이션 부담 외에도 몇 가지 조정장을 예상하는 이유가 나돌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두 달 간 S&P500 지수는 약 7%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9% 가량 급등했습니다. 조정도 없이 지속적으로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한 번 조정을 받고 가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월가 관계자는 "지난 두달간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이제는 따라서 들어가기 어려운 레벨까지 왔다"며 "여기서 5~10% 가량 하락해야 투자자들이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또 1월에는 주요 대형 연기금 등이 자산 배분을 조정합니다.
최근 ETF 등 패시브 펀드가 지속적으로 액티브 펀드보다 나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이에 캘퍼스가 200억달러를 액티브 펀드에서 빼서 패시브 펀드로 옮기기로 하는 등 여러 기관투자자가 돈을 패시브로 추가 이동시킬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상당수 주식 자산은 그대로 옮길 수 있지만 이 와중에 일부 주식이 매물로 흘러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헤지펀드가 1월에 주식을 팔 가능성도 있습니다.
헤지펀드들은 올해 S&P500 지수에 비해 훨씬 낮은 8.5% 수익률(HFR 추정)에 그쳤습니다. 이에 돈을 돌려달라는 요구(리뎀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올해 헤지펀드 업계에선 지난 10월까지 8개월 연속으로 돈이 빠져나갔고, 총 액수는 815억달러에 달합니다. 그러다 지난 11월에야 겨우 44억달러가 유입됐습니다.
그런데 11월 유입액이 플러스를 기록한 데 대해 ‘상당수 헤지펀드가 리뎀션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월가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은 한꺼번에 자산을 팔아야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리뎀션 요구를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갖고 있다"며 "내년 초 돈을 돌려주겠다면서 상환을 연기한 헤지펀드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헤지펀드뿐 만이 아닙니다. 올해 주식을 사서 30% 가까운 투자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 요구가 강합니다. 하지만 세금을 덜 내려면 내년에 팔아야합니다.
미국은 1년 이내 투자로 수익을 내면 단기자본이익으로 간주해 일반적 소득으로 과세합니다. 투자자들이 대부분 부자인 만큼 최대 37%까지 내야합니다. 하지만 투자기간이 1년을 넘기면 장기 투자로 간주해 수익률에 따라 최대 20%만 과세됩니다.
이 때문에 올해 말엔 매도 수요가 많지 않지만, 내년 초에는 시장에 나오는 주식이 꽤 될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다만 주가가 조정을 받아도 10% 이상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습니다.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미 중앙은행(Fed)이 지난 10월부터 막대한 돈을 푸는 바람에 시장에 돈이 넘친다"며 "약간만 내리면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대거 대기하고 있어 10% 이상 조정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사실 너무 오른 것 외에는 별다른 악재도 찾기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