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인도서 5G 시범사업…美 '봉쇄 전략' 안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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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英, 제재 동참에 소극적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인도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헝가리·포르투갈은 허용 의사
제재에도 화웨이 매출 18% 증가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새해 초 시행하는 5G 시범사업에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모든 회사에 기회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인도 정부는 곧 통신장비 공급업체들을 만나 사업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 인도의 5G 시범사업은 상용화 전에 통신장비 공급업체들이 일부 거점 지역에 장비를 설치한 뒤 네트워크 상태 등을 점검하는 작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면 정부와 현지 통신사로부터 신뢰를 얻어 이후 장비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화웨이의 인도 5G 시범사업 참여는 미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를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은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우방 국가들에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독일 영국 등은 미국의 요구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고, 헝가리 포르투갈 등은 화웨이를 자국 5G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시킬 의사를 내비쳤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전년 매출 증가율(19.5%)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에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화웨이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4000만 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3400만 대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화웨이는 그러나 올해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릭 쉬 화웨이 순환회장은 “2020년은 우리에게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기업 명단에 그대로 남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