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공포의 2시간…진천 버스터미널 '폭발물 모조품' 누구 소행

보름여 전 누군가 대합실에 놓고 간 배낭서 발견…실물과 흡사

31일 아침 충북 진천 종합 버스터미널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이 발견돼 주민들이 한때 공포에 떨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경도 긴장했지만, 현장 조사 결과 폭발물 모조품으로 밝혀지면서 이번 일은 싱거운 해프닝으로 끝났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모조품은 이달 15일 이전 누군가가 이 터미널 대합실에 두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물 실물이 아니라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누구 소행이고 동기가 무엇인지는 앞으로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버스터미널 측에 따르면 폭발물 모조품은 다이너마이트와 흡사하고 초시계까지 달려 있었다. 얼핏 보면 폭발물로 인식하기에 충분했다.

이 모조품은 이달 초 누군가가 대합실에 두고 간 검은색 배낭에 담겨 있었다.

터미널 측은 승객이 깜박 잊고 물건을 놓고 간 것으로 여겨 매표소에 보관해오다 보름이 넘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30일 대합실 옆 쓰레기통에 버렸다. 배낭이 낡은 데다 1.5ℓ짜리 과일주스 종이팩만 담겨 있어 주인이 일부러 버리고 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터미널 청소원이 31일 오전 7시 30분께 이 배낭을 쓰레기 처리장으로 가져가 분리 수거하기 위해 내용물을 확인하던 도중 주스 팩 아래에 다이너마이트와 유사한 물건이 담겨 있는 것을 확인했다.
초시계까지 작동하는 것으로 미뤄 폭발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 터미널 측은 이날 오전 8시께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터미널 주변을 통제했고 군 폭발물 처리반(EOD)에 처리를 요청했다.

1시간여 만에 도착한 군 폭발물 처리반은 오전 10시께 폭발물이 아닌 모조품으로 확인, 수거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터미널 측이 경찰에 신고한 때부터 모조품으로 판명되기까지 2시간 동안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 폭발물 모조품을 수거한 뒤에도 군견을 동원 터미널 일대를 수색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터미널 관계자는 "대합실 내 CC(폐쇄회로)TV가 촬영한 영상은 보름마다 자동 삭제된다"며 "영상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미뤄 보름 전에 배낭을 놓고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조품으로 확인됐지만 누구의 소행이고 동기가 무엇인지 확인할 것"이라며 터미널 주변 CCTV 영상을 분석하고 목격자들을 찾아 이번 일의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