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 2020 다시 뛰는 기업들] 정유, 저유황유 수요 늘고 정제마진 개선 기대

새 출발 2020 주력산업 전망

AI 반도체·수소車…미래산업 '글로벌 초격차' 벌린다
지난해 정유업계는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미국의 셰일오일, 중국발 석유 공급 과잉 등으로 유가가 하락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고품질 저유황유 수요 증가와 미·중 무역합의 등으로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정제마진이 요동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정제마진은 판매 수익에서 원유가격, 정제비용 등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배럴당 6.5달러였던 정제마진은 4분기 2.1달러까지 하락했다. 아시아 지역의 정유 제품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국내 정유업체들은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 규제를 강화하는 ‘IMO 2020’을 발판 삼아 실적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고품질 초저유황 선박유 ‘HYUNDAI STAR’를 출시해 총 16만t의 저유황 중질유를 판매했다. SK에너지도 이달 1조원을 투입한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공사를 마무리하고 연간 3300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진 것도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누그러진 만큼 중국의 수요가 살아나면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정제마진은 8.8달러까지 상승해 국내 정유사들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량 조절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함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OPEC이 감산에 지속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