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북관계 메시지 생략…靑은 곤혹 속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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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회의서 '남조선' 한 차례 언급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해 국정 운영 구상에서 남쪽을 향한 메시지가 사라졌다.
文대통령 직접 비난하지는 않아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마지막 날 대내외 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와 신년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2만 자에 달하는 회의 결과 보도에서 ‘북남(남북) 관계’라는 단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미국을 향해 ‘첨단 전쟁장비를 반입하며…’라고 비난하면서 ‘남조선’을 한 차례 언급한 게 전부였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북남 관계’가 열 번 언급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태도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분석했다. 남한에 대한 메시지를 생략하는 무시 전략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에서 이탈하라는 ‘무언의 요구’를 보냈다는 해석이다. 올해는 미·북 관계에 집중하면서 한국을 따돌리는 ‘통미봉남’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이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선 “예상보다 수위가 낮았다”며 “상당히 조심스럽게 상황을 풀어가려는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다. 김정은의 새해 국정운영 구상에서 대남 메시지가 실종됐다는 비판에는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