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란' 쌍둥이 난제 직면…'호언장담' 트럼프 외교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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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국면서 신년벽두 시험대
"北·이란 모두 '탄핵·대선' 트럼프의 취약성 인지"
NYT "트럼프, 金과의 관계 과신·18개월간 실험 끝
金, 비핵화 아닌 군축 관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새해 벽두부터 양대 외교 난제인 북한과 이란 문제에 부닥쳤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하며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재개를 시사, 최고 외교 치적으로 내세웠던 대북 성과가 타격을 입게 됐다.
앞서 이라크내 친이란 시아파 시위대의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습격 사태 등으로 미·이란 간 갈등도 일촉즉발 상태로 치닫고 있다.
'거래의 달인'을 자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성공을 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대이란 외교가 중대 시험대에 오르며 미 조야에서 역풍을 맞는 모양새이다.북한 비핵화가 사실상 물 건너가고 군축 협상으로 전환되는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이란을 고립시키고 북한을 매료시키겠다고 장담했다.
그건 그렇게 쉽지 않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지렛대만으로 각 나라의 이해관계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선거의 해를 맞아 '쌍둥이 도전과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오랜 적성국인 이란·북한과의 해묵은 위기가 신년 초 재연되면서 '더는 북핵 위협이 사라졌다'는 등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란과 북한 모두 시기적으로도 탄핵과 재선 문제에 직면해있는 대통령의 취약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NYT는 김 위원장의 노동당 전원회의 발언과 관련, 개인기의 힘과 북한 경제발전에 대한 희미한 약속에 의존해 12명의 전임자를 괴롭혔던 문제를 일소할 수 있다고 믿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8개월간 실험의 끝을 알리는 듯했다고 꼬집었다.NYT는 대북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등 기존의 틀을 깬 과감하고 창의적 외교를 구사했지만 만남의 대가로 핵 동결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는 중대 실수를 범함으로써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계속 진행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오판은 김 위원장과 구축한 개인적 관계에 대한 과신과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지나친 확대해석이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제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미사일 시험 발사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NYT는 특히 "우리의 (핵)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비핵화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며 "그(김 위원장)는 미국이 지난 수십년간 러시아와 해온 것과 같은 군축 협상에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대 적성국의 반응을 근본적으로 오판했다는 외교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북한과 이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두려워하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과거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공격했던 지점이기도 하다.
경제적 인센티브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있다는 확신이 핵심 문제였다고 NYT는 지적했다.
북한 문제의 경우 핵무기만이 세습 정권을 지탱해줄 유일한 '보험증서'라는 김 위원장의 확신을 간과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는 외교를 너무 거부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외교를 청했다"며 양국 모두에 대해 일정한 정도의 억제와 제재완화를 결부시키는 '부분적 또는 과도기적 합의'라는 전통적 방식의 외교를 배척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란은 핵무기를 획득해선 안 된다', '김정은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는 주문은 희망일 뿐 전략이 아니다.
이것이 2020년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의 근본적 문제"라며 트럼프식 외교는 소원해진 동맹 들의 공조를 견인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전략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트럼프의 쌍둥이 전쟁 위협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북한·이란과 관련해 양대 국제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들 두 나라와 관련, 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국의 군사 행동의 가능성은 실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외적으로는 평화, 국내적으로는 번영으로 인해 이득을 봐왔지만, 이들 쌍둥이 도전과제로 인해 '악한'들에 대한 엄포와 친구 맺기라는 그의 '외교적 병행술'이 세계 무대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CNN 방송은 1일(현지시간) "김정은의 보다 강경해진 노선은 트럼프와 그의 재선 캠페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북한이 공개적으로는 협상 교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동시에 정치적 셈법 역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북한 지도부의 의중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CNN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과 대선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백악관에 당도할 많은 외교적 도전과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일관성 있고 보다 정직한 대북 대응을 주문했다.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더힐 기고글에서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 위협에도 전쟁은 여전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파멸적 선택인 만큼 상호 억지가 유지돼야 한다며 다음 단계는 핵을 보유한 북한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北·이란 모두 '탄핵·대선' 트럼프의 취약성 인지"
NYT "트럼프, 金과의 관계 과신·18개월간 실험 끝
金, 비핵화 아닌 군축 관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새해 벽두부터 양대 외교 난제인 북한과 이란 문제에 부닥쳤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하며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재개를 시사, 최고 외교 치적으로 내세웠던 대북 성과가 타격을 입게 됐다.
앞서 이라크내 친이란 시아파 시위대의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습격 사태 등으로 미·이란 간 갈등도 일촉즉발 상태로 치닫고 있다.
'거래의 달인'을 자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성공을 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대이란 외교가 중대 시험대에 오르며 미 조야에서 역풍을 맞는 모양새이다.북한 비핵화가 사실상 물 건너가고 군축 협상으로 전환되는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이란을 고립시키고 북한을 매료시키겠다고 장담했다.
그건 그렇게 쉽지 않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지렛대만으로 각 나라의 이해관계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선거의 해를 맞아 '쌍둥이 도전과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오랜 적성국인 이란·북한과의 해묵은 위기가 신년 초 재연되면서 '더는 북핵 위협이 사라졌다'는 등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란과 북한 모두 시기적으로도 탄핵과 재선 문제에 직면해있는 대통령의 취약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NYT는 김 위원장의 노동당 전원회의 발언과 관련, 개인기의 힘과 북한 경제발전에 대한 희미한 약속에 의존해 12명의 전임자를 괴롭혔던 문제를 일소할 수 있다고 믿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8개월간 실험의 끝을 알리는 듯했다고 꼬집었다.NYT는 대북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등 기존의 틀을 깬 과감하고 창의적 외교를 구사했지만 만남의 대가로 핵 동결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는 중대 실수를 범함으로써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계속 진행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오판은 김 위원장과 구축한 개인적 관계에 대한 과신과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지나친 확대해석이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제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미사일 시험 발사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NYT는 특히 "우리의 (핵)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비핵화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며 "그(김 위원장)는 미국이 지난 수십년간 러시아와 해온 것과 같은 군축 협상에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대 적성국의 반응을 근본적으로 오판했다는 외교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북한과 이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두려워하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과거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공격했던 지점이기도 하다.
경제적 인센티브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있다는 확신이 핵심 문제였다고 NYT는 지적했다.
북한 문제의 경우 핵무기만이 세습 정권을 지탱해줄 유일한 '보험증서'라는 김 위원장의 확신을 간과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는 외교를 너무 거부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외교를 청했다"며 양국 모두에 대해 일정한 정도의 억제와 제재완화를 결부시키는 '부분적 또는 과도기적 합의'라는 전통적 방식의 외교를 배척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란은 핵무기를 획득해선 안 된다', '김정은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는 주문은 희망일 뿐 전략이 아니다.
이것이 2020년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의 근본적 문제"라며 트럼프식 외교는 소원해진 동맹 들의 공조를 견인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전략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트럼프의 쌍둥이 전쟁 위협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북한·이란과 관련해 양대 국제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들 두 나라와 관련, 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국의 군사 행동의 가능성은 실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외적으로는 평화, 국내적으로는 번영으로 인해 이득을 봐왔지만, 이들 쌍둥이 도전과제로 인해 '악한'들에 대한 엄포와 친구 맺기라는 그의 '외교적 병행술'이 세계 무대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CNN 방송은 1일(현지시간) "김정은의 보다 강경해진 노선은 트럼프와 그의 재선 캠페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북한이 공개적으로는 협상 교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동시에 정치적 셈법 역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북한 지도부의 의중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CNN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과 대선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백악관에 당도할 많은 외교적 도전과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일관성 있고 보다 정직한 대북 대응을 주문했다.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더힐 기고글에서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 위협에도 전쟁은 여전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파멸적 선택인 만큼 상호 억지가 유지돼야 한다며 다음 단계는 핵을 보유한 북한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