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극우 성향 보우소나루 정부 첫해 민주주의 지지도 하락

군사독재 재등장 가능성엔 부정적 답변이 우세

브라질에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첫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루어진 조사에서 정치 형태로서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도가 이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왔다.

'민주주의가 다른 정치 형태와 비교해 항상 낫다'는 항목에 대한 찬성 의견은 지난 2018년 10월 조사 당시 69%였으나 지난해 12월 조사에선 62%로 낮아졌다.

'민주주의든 독재든 상관없다'는 항목에 찬성한 의견은 13%에서 22%로 높아졌다. '특정한 상황에서는 민주주의보다 독재가 낫다'는 항목에 대한 찬성은 12%로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군사독재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독재가 재현될 가능성을 묻는 말에 '가능성이 매우 크다' 21%, '가능성이 약간 있다' 25%, '가능성이 전혀 없다' 49%로 나왔다. 2018년 10월 조사 결과(31%·19%·42%)와 비교하면 군사독재정권 재등장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조사는 지난해 12월 5∼6일 176개 도시 2천948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고,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다.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정부는 1990년대 이후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저조한 여론 평가 속에 첫해를 보냈다.

지난해 12월 20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9%, 보통 31%, 부정적 38%, 무응답 2%로 나왔다.

집권 1년 차를 기준으로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1991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 정부 이후 가장 높다.

콜로르는 군사독재정권이 종식되고 나서 30년 만에 치러진 직접선거에서 국가재건당(PRN) 후보로 출마해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1990년 3월 취임했다. 재임 중 물가 억제를 위해 은행 계좌 동결 등 극단적인 조치를 시행했다가 실패했고, 측근 비리 의혹이 터져 나와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의회가 1992년 12월 탄핵안을 가결하자 사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