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공백도 불사' 이낙연, 총선 일정 맞춰 사퇴하기로

문 대통령도 이 총리 사퇴 허락
총리직은 국회 인준 필수
총리직 공백 불가피할 듯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후임 정세균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과 무관하게 총선 일정에 맞춰 사퇴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앙일보는 2일 이 총리가 선거법상 총선 출마(지역구) 공직자 사퇴 시한인 오는 16일 이전에 사퇴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허락한 상황이다.정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는 1월 7~8일 열린다. 하지만 장관과 달리 총리직은 국회 인준이 필수다.

최근 국회 패스트트랙 정국 등을 거치며 여야 골이 깊어진 만큼 정 후보자 인준이 빠르게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 보수 야권이 16일까지 정 후보자 인준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후임 총리가 임명되지 않는다고 이 총리가 16일 이후까지 자리를 지키면 내년 총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결국 부득이하게 총리직 공백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16일 이전에 이 총리가 사퇴하겠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종로 출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이 총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그런 흐름에 놓여 가는 것"이라며 "정세균 의원이 총리로 가게 되면 (종로가) 비게 되니까 당내에서 동지들과 싸우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종로는 현직 대통령이 유권자인 지역구라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총선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이 출마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도 종로에 출마한 이력이 있다.

때문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오래전부터 종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두 사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종로에서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사실상 대선 전초전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