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기대주' 황교안, 패스트트랙 기소로 대권행보 발목 잡힐까

벌금 500만원 이상이면 총선 당선돼도 의원직 상실·대선 출마는 불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패스트트랙 국회 충돌' 사건으로 기소되면서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뿐 아니라 향후 그의 대권 행보도 영향을 받을 지 주목된다.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황 대표를 포함해 한국당 의원·당직자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황 대표에 대해 적용한 혐의는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법 위반', '국회 회의장 소동' 등 세가지이다.

황 대표가 지난해 4월 25∼26일 한국당 의원 등과 공모해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스크럼을 짜서 막는 바람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의안과 직원의 법안 접수 업무, 국회 경위 등의 질서유지 업무, 민주당 의원 등의 회의 개최 등을 방해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이다.황 대표는 이날 포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범여권이 당시 패스트트랙에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을 태우는 과정 자체가 불법임을 강조, "불법에 대한 저항은 무죄"라며 "기소된 정보에 대해 무죄 주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형량의 무게에 따라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2위를 달리고 있는 황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 회의 방해로 벌금 5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기 때문이다.황 대표가 벌금 500만원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올해 총선에서 비례대표이든 지역구이든 당선되더라도 의원직을 상실하게 될뿐더러 2022년 대선에도 아예 출마할 수 없게 된다.

황 대표의 경우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원외여서 물리력 행사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

특히 4월 25일에 장인상을 당해 국회가 아닌 빈소에 머물렀다.당시 황 대표는 소속 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에게 "조문을 오지 말고 대여투쟁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으며, 한국당의 점거 농성이 한창이던 이튿날 새벽 상복 차림으로 국회를 찾아 당 관계자들을 격려한 바 있다.

그런데도 검찰이 황 대표를 재판에 넘긴 것은 여야 충돌 관련 현장 상황을 지휘하거나 의사결정을 주도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 내부에서는 일단 총선 전까지는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기 힘들 수 있으며, 총선 결과에 따라 형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특히 범여권의 불법에 대한 저항권 차원에서 발생한 만큼 법원이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부담을 안고 피선거권 박탈까지의 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전반을 보고 평가하는 것인 만큼 이번 총선을 잘 치러야 재판 결과도 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만약 법정 다툼을 벌이더라도 우리 의원들이 하나의 저항권 차원에서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