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상화' 끝낸 노량진 수산시장, 새해에는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 한 해 시장 정상화에만 인력 투입"
시장 상인들 한 목소리로 만족감 표시
"불안감에 떠는 상인·손님 이제는 없다"
지난해 '노량진 수산시장 정상화'에 전력을 쏟아온 수협은 올해 목표를 '노량진 수산시장 활성화'로 삼았다. 사진은 노량진 수산시장 신 시장의 모습.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이제 시장 앞에서 집회하던 사람들도 없고 앓던 이가 다 빠진 기분이에요."

4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 모(63·여)씨는 "구 시장으로 가던 손님들도 이제는 신시장으로 다 오고 있어 매출도 늘어났다"라며 이같이 밝혔다.지난해 '노량진 수산시장 정상화'에 전력을 쏟아온 수협은 올해 목표를 '노량진 수산시장 활성화'로 삼았다. 지난해 8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구 시장 명도집행에 나섰던 수협은 지난해 11월 26일 자로 구 시장 폐쇄를 완료했다.

지난 2007년부터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 수협은 지난 2015년 신시장 건물을 완공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구 시장 폐쇄를 거치면서 수협 측과 구 시장에 남으려던 상인들 간의 갈등이 끝맺음을 지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 상인들은 보다 나아진 판매 환경, 이제는 발생하지 않는 구 시장 상인들과의 충돌에 만족감을 표했다.

20여 년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윤 모(52)씨는 "시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늘 묻던 질문이 있다"라면서 "왜 자꾸 밖에서는 싸우냐는 이야기였다"라고 말했다.이어 "구 시장이 폐쇄된 이후 시장에 소음도 없어지고 불안에 떠는 상인들도 줄었다"면서 "올 한 해는 어느 해보다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옆 가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장 모(61·여)씨 역시 "구 시장 상인들이 무서워서 어디 가서 말도 못 했다"라면서 "수협 노량진 수산시장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신 시장 입주 상인들은 상인들대로 늘 불안함에 떨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명도집행한다 할 때는 수협 노량진 수산시장 직원들과 구 시장 상인들이, 집회한다고 할 때는 늘 과한 음악과 마이크 소리가 우리를 괴롭혔다"라면서 "올해는 우리도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철거를 앞두고 있는 노량진 수산시장 구 시장의 모습. 구 시장은 건축물 안전점검에서 D등급을 받아 올해 철거를 앞두고 있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30여 년 째 노량진 수산시장 터줏대감으로 생활하고 있는 상인 김 모(67)씨는 "상인들 선동하던 외부세력들 때문에 피해 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라며 "맨날 집회하고 명도집행 때는 깡패처럼 싸움 붙이고 외부세력들 아니었으면 진작에 끝났을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구 시장 폐쇄도 진행된 만큼 이제는 입주 상인들도 새롭게 시작하자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라며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손님들도 불안감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했다.

구 시장 상인들은 신 시장이 협소하다는 이유 등에서 신 시장 입주를 거부해왔다. 그렇게 입주를 거부한 상인들은 80여 명. 수협은 건축물 안전점검에서 D등급을 받았던 구 시장을 방치할 수 없어 명도집행을 진행했다. D등급은 건축물 안전점검에서 최하 등급이다.대법원도 수협 측의 손을 들어줬다. 수협은 구 시장 상인들이 옛 노량진 수산시장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며 명도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8월 대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아내 명도집행을 완료했다.

그리고 이제는 신시장 활성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에도 나섰다. 지난 1일 자로 '현대화 사업 테스크 포스(Task Force)'를 해산하고 각 부서로 정상배치를 한 것이다.

수협 노량진 수산시장 관계자는 "말 그대로 지난해까지는 시장 정상화를 위해 직원들이 투입됐다"라면서 "이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신시장 활성화를 위한 유통구조 개편, 쾌적한 시장 환경 조성 등에 대한 논의도 본궤도에 올랐다"라고 말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내 위치한 한 점포의 모습.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은 지난해까지 이어오던 수협과 구 시장 상인들 간의 갈등이 해소돼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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