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韓에 핵 재배치 검토 필요…북미 대화문도 열어둬야"

"미사일방어 강화·한미군사훈련 재개 고려도"…"北전원회의 형식은 충격요법"
레드라인 넘지 않는 北도발 예상도…ICBM 열병식·SLBM 시험발사 가능성

북한의 핵무기 증강과 도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 핵무기 재배치와 미사일 방어시스템 추가 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미국 내 북한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이 전문가는 북한에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신호도 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1일(현지시간)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객원연구원이 기자들과 한 전화 콘퍼런스 녹취록을 2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이들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밝힌 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미국의 대응책에 집중해 의견을 개진했다.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위트 수석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가 아니더라도 북한을 압박할 방법이 있다며 핵무기 재배치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의 핵 위협 증가에 직면한 동맹들에 확장 억지 약속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하다"며 "여러 이슈 중 하나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핵무기를 재배치할 의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현 정부는 분명 관심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한국의 다음 정부가 보수 정권이라면 매우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 "무엇을 할지를 논의할 때 점점 더 많이 튀어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어떤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미사일 방어시스템 강화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을 고려할 때 검토될 필요가 있는 매우 논리적인 것이지만 한국은 중국과 불화를 일으킬 두려움 때문에 망설일지 모른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밀고 나간다면 일촉즉발의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이밖에 대북 제재 강화,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 한국과 협력 강화를 위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조기 종료를 제안했다.다만 그는 "우리는 동시에 북한에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고 우리는 문을 닫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낼 필요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부 북한정보분석관 출신의 칼린 객원연구원은 나흘간 진행된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주된 메시지는 미국을 향한 전략적 정책의 완전한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미국과 이뤄진 합의는 없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기가 아니다.

미국에 대항하는 장기간 투쟁의 시작이다"라는 말로 요약했다.

또 이는 더 강력하고 위협적인 핵무력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가 더 강화하겠지만 김 위원장의 표현대로 '허리띠 졸라매기'를 통해 대처하겠다는 생각을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에게 공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칼린 연구원은 이례적으로 나흘간 진행된 전원회의, 7시간에 걸친 김 위원장의 종합보고는 신년사보다 훨씬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한 것도 이런 충격요법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라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고도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면서 ICBM 열병식, 노동 미사일이나 스커드 미사일 시험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을 꼽았다.위트 연구원도 북한이 단기에 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하며 SLBM 탑재 잠수함의 진수, 이동식 ICBM 열병식 등 새로운 전략 무기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