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 얼어 죽는다는 소한 추위라던데…올해도 포근

실제 통계는 대한·소한 평균기온 비슷…최근 한파 2013년이 마지막
"대한(大寒)이 소한(小寒)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
24절기 중 스물세 번째로, 양력 1월 5일께인 소한 무렵 추위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작은 추위'라는 뜻의 소한이 '큰 추위'라는 의미의 대한보다 매서운 추위를 몰고 온 적이 많아 붙여진 속담이다.

그러나 통계상으로는 소한과 대한 때 평균 기온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소한의 평균 기온은 -1.0도, 최저기온은 -5.8도, 최고기온은 4.6도였다. 같은 기간 대한의 평균 기온은 -1.1도로 소한보다 0.1도 낮았다.

그러나 최저기온으로 보면 대한이 -5.6도로 소한보다 0.2도 높았기 때문에 대한이 더 추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최고기온은 대한이 4.1도로 소한보다 더 낮았다. 매해 평균기온을 비교해봐도 지난 47년간 소한의 평균 기온이 더 낮은 해는 24번, 대한 기온이 더 낮은 해는 23번으로 비슷했다.

그렇다면 소한과 대한이 '이름값'을 했던 해는 얼마나 될까.

최저기온 -10도 이하의 한파를 안고 온 해로 따지면 소한은 8회, 대한은 7회로 집계됐다. 산술적으로 6∼7년마다 소한과 대한에 한파가 기승을 부린 셈이다.

소한에 마지막으로 -10도 이하의 한파가 기록된 해는 2013년(-13.1도), 대한은 2004년(-12.9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소한이 그나마 이름값을 했던 때는 2016년으로,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4.5도였다.

2017년 소한 때는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10도까지 올라갔다.

통계적으로 볼 때 소한, 대한에 한파가 불어닥칠 때가 된 셈이지만 올해 소한도 이름값은 하지 못할 것 같다.

올해 소한인 6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0도, 최고기온은 4도로 예보됐다.

중부지방과 경북에선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곳도 있겠으나 평년(1981∼2010년)보다 포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한 오후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 예보된 강수도 일부 산지를 빼면 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하고 남쪽 해상에서 따뜻한 남서 기류가 들어오다 보니 다른 해보다 포근한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