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軍 실세 공항서 이동 중 정밀 타격…첩보력 과시

미군이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3일(현지시간) 새벽 공습해 살해함으로써 '적국'의 핵심 인사에 대한 정확한 첩보 능력을 과시했다.

미국 언론과 이란 혁명수비대의 발표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시리아에서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비행편으로 도착했다.이란 언론은 오전 1시께 그의 비행기가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비행기 트랩에서 내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PMF)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의 영접을 받은 뒤 그와 함께 차를 타고 공항 활주로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미 합동특수전사령부 소속 무인기(드론) MQ-9 리퍼에서 미사일을 발사, 그가 탄 차량과 호위 차량 등 2대를 완전히 파괴했다.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그가 평소 낀 혁명수비대 장교 반지를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고 한다.

이란 언론들은 미군의 헬리콥터가 솔레이마니 사령관 일행이 탄 차를 공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미군은 이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하나인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아주 정확히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그가 이날 자정을 막 넘긴 시각에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하리라는 사실과 착륙 뒤 이동 수단까지 세밀한 정보를 미군이 확보하지 않았다면 이런 작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나 시리아 정부, 혁명수비대 핵심부에 미군의 정보원이 심어졌을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익명의 미 국방부 관리는 3일 AFP통신에 "무인기가 바그다드 공항에서 차량 2대를 정밀하게 타격했다"라고 말했다.미국은 빈 라덴,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 등 테러 조직의 우두머리를 사살한 적 있지만 모두 미국에 은신처가 발각돼 특수부대에 살해됐다.

이들이 모두 고정된 표적이었던 반면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시리아, 이라크, 이란을 누비며 현장에서 친이란 무장조직의 작전을 지휘하는 '움직이는 표적'이었다는 점에서 미군은 매 시각 변하는 그의 동선 정보를 확보한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