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톡톡] 끝없는 미사일 '속도 전쟁'…음속 20배 극초음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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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마하 20·중국 마하 10 배치단계…美·日도 개발에 박차
현재 기술로 요격 불가능…한미 전문가, 北도 개발 가능성 제기 한반도 주변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비행 속도가 마하 20(음속의 20배)이 넘는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국가가 있고, 북한도 이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는 최소 8개에서 최대 16개의 분리형 독립목표 재돌입 핵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보유한 데 이어 차세대 무기로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도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등 한반도 주변국이 끝없는 미사일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행속도가 마하 7∼8로 각각 평가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SM-3 지대공미사일보다 최대 3배가량 빨라 요격이 불가능하다.
미국과 일본은 공동으로 마하 15의 SM-3 블록 2A를 개발 중이다.
블록 2A가 나오기 전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항할 수 있는 요격미사일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전문가들은 4일 주장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작년 12월 31일 당 전원회의에서 곧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새로운 전략무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탄두 ICBM'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최신 지대공유도미사일 'KN-06'(번개 5호)은 러시아 S-300 기술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비행 속도가 마하 7∼8에 이른다.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한 중국의 ICBM 둥펑(東風·DF)-17의 비행속도는 마하 10이다. 북한의 지대공미사일과 중국 둥펑-17의 속도를 단순 비교해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북한이 마하 7∼8 속도의 미사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극초음속 단계로 넘어가려는 유혹은 충분하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평가다.
만약 북한이 마하 10가량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군이 현재 보유한 패트리엇으로는 요격할 수 없다.
군이 미국에서 도입 중인 최신형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 요격탄의 속도는 마하 4∼5가량이다.
새뮤얼 그리브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 청장은 작년 4월 상원 군사위원회 전략군 소위원회가 주최한 미사일 방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처럼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할 우려를 제기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러시아와 중국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이 뒤늦게 따라나섰다.
일본도 미국과의 협력체제로 개발하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두르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작년 12월 '아반가르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러시아 남부 오렌부르크주의 돔바롭스키 지역의 전략미사일군이 운용하는 아반가르드는 IRBM에 속한다.
최대 속도가 마하 20(시속 2만4천480㎞) 이상으로, 최대 16개의 MIRV를 탑재할 수 있다.
각 탄두의 위력은 100∼900kt(킬로톤은 TNT 1천t에 상당하는 폭발력)에 달한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이 고도 8천~5만m에서 극초음속으로 비행하고 궤도 변칙을 할 수 있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또 다른 초음속 미사일인 '킨잘'(단검)을 이미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그-31 전투기에 장착될 수 있는 킨잘은 러시아 공군이 실전 배치한 전략무기로, 음속의 10배(시속 1만2천240㎞)의 속도로 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킨잘은 사거리 2천㎞로, 핵탄두와 재래식탄두의 탑재가 가능하다. 러시아 공중우주군은 2018년 3월 미그-31에서 처음으로 발사 시험에 성공한 데 이어 장거리 폭격기 Tu-22M3에 이 미사일을 탑재해 시험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는 마하 9의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사거리 1천㎞ 이상)도 개발 중이다.
중국은 작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탄도미사일 둥펑-17을 처음 선보였다.
둥펑-17은 핵탄두형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 음속의 10배를 낼 수 있고 비행 중 궤도를 수정할 수 있는 등 상대 방공망을 뚫을 능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극초음속 무기의 개발 주역인 국영기업 중국항천과공집단(CASIC)은 최대 마하 10의 속도로 중국 본토에서 미국 괌 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로 불리는 IRBM '둥펑-26'을 개발했다.
2018년 8월 시험한 '싱쿵(星空)-2' 극초음속 활공체는 타격 속도가 마하 6(시속 7천344㎞)에 달한다.
미국은 작년 1월 트럼프판 '스타워즈'로 불리는 새로운 미사일 방어전략을 발표했다.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MDR)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전략은 기본적으로 적의 미사일을 더욱 신속히 탐지하고 요격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우주 공간에 센서층과 요격무기를 설치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증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무인항공기(UAV)에 레이저를 장착, 부스터 단계의 적 미사일을 파괴하는 기술개발 방안, 사드나 SM-3 블록 2A 요격미사일을 장착한 미 해군의 이지스함 재배치 방안도 각각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에서 이 내용을 발표하면서 "크루즈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어떤 미사일 공격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태세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육군은 태평양 전구에 배치된 자체 화력을 증강하기 위해 지상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비로 2020년 회계연도에 10억 달러 이상을 책정했다.
또 신형 전략장사정포를 극초음속 탄두용으로 개조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들 전력이 오는 2023년 실전 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미국 언론은 전망했다.
더불어 미 CNBC 방송은 2018년 8월 록히드마틴이 미 공군으로부터 4억8천만 달러(약 5천400억원) 규모의 극초음속 무기 시제품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무기 개발은 내년 11월에 끝날 예정이다.
그해 4월에는 극초음속 재래식 타격무기를 만드는 9억2천8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의 사업을 처음 수주한 바 있다.
미국이 4개월 만에 두 건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사업을 발주한 것은 극초음속 무기 개발 선두인 러시아와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미사일방어 부문에서 미국과 끈끈한 협력관계인 일본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뛰어들었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활공미사일에 대응해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 개량형을 바탕으로 레이더의 고출력화 등을 구현해 한층 성능을 고도화한 요격 시스템의 개발도 7년 정도에 걸쳐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9월에는 마하 5(시속 6천12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미사일이 개발되면 적 기지를 선제공격할 능력을 갖춰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어기게 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군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계획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군이 이런 미사일 계획을 수립했다고 하더라도 '비닉'(비공개) 사업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연합뉴스
현재 기술로 요격 불가능…한미 전문가, 北도 개발 가능성 제기 한반도 주변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비행 속도가 마하 20(음속의 20배)이 넘는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국가가 있고, 북한도 이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는 최소 8개에서 최대 16개의 분리형 독립목표 재돌입 핵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보유한 데 이어 차세대 무기로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도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등 한반도 주변국이 끝없는 미사일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행속도가 마하 7∼8로 각각 평가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SM-3 지대공미사일보다 최대 3배가량 빨라 요격이 불가능하다.
미국과 일본은 공동으로 마하 15의 SM-3 블록 2A를 개발 중이다.
블록 2A가 나오기 전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항할 수 있는 요격미사일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전문가들은 4일 주장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작년 12월 31일 당 전원회의에서 곧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새로운 전략무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탄두 ICBM'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최신 지대공유도미사일 'KN-06'(번개 5호)은 러시아 S-300 기술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비행 속도가 마하 7∼8에 이른다.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한 중국의 ICBM 둥펑(東風·DF)-17의 비행속도는 마하 10이다. 북한의 지대공미사일과 중국 둥펑-17의 속도를 단순 비교해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북한이 마하 7∼8 속도의 미사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극초음속 단계로 넘어가려는 유혹은 충분하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평가다.
만약 북한이 마하 10가량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군이 현재 보유한 패트리엇으로는 요격할 수 없다.
군이 미국에서 도입 중인 최신형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 요격탄의 속도는 마하 4∼5가량이다.
새뮤얼 그리브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 청장은 작년 4월 상원 군사위원회 전략군 소위원회가 주최한 미사일 방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처럼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할 우려를 제기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러시아와 중국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이 뒤늦게 따라나섰다.
일본도 미국과의 협력체제로 개발하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두르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작년 12월 '아반가르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러시아 남부 오렌부르크주의 돔바롭스키 지역의 전략미사일군이 운용하는 아반가르드는 IRBM에 속한다.
최대 속도가 마하 20(시속 2만4천480㎞) 이상으로, 최대 16개의 MIRV를 탑재할 수 있다.
각 탄두의 위력은 100∼900kt(킬로톤은 TNT 1천t에 상당하는 폭발력)에 달한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이 고도 8천~5만m에서 극초음속으로 비행하고 궤도 변칙을 할 수 있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또 다른 초음속 미사일인 '킨잘'(단검)을 이미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그-31 전투기에 장착될 수 있는 킨잘은 러시아 공군이 실전 배치한 전략무기로, 음속의 10배(시속 1만2천240㎞)의 속도로 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킨잘은 사거리 2천㎞로, 핵탄두와 재래식탄두의 탑재가 가능하다. 러시아 공중우주군은 2018년 3월 미그-31에서 처음으로 발사 시험에 성공한 데 이어 장거리 폭격기 Tu-22M3에 이 미사일을 탑재해 시험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는 마하 9의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사거리 1천㎞ 이상)도 개발 중이다.
중국은 작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탄도미사일 둥펑-17을 처음 선보였다.
둥펑-17은 핵탄두형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 음속의 10배를 낼 수 있고 비행 중 궤도를 수정할 수 있는 등 상대 방공망을 뚫을 능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극초음속 무기의 개발 주역인 국영기업 중국항천과공집단(CASIC)은 최대 마하 10의 속도로 중국 본토에서 미국 괌 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로 불리는 IRBM '둥펑-26'을 개발했다.
2018년 8월 시험한 '싱쿵(星空)-2' 극초음속 활공체는 타격 속도가 마하 6(시속 7천344㎞)에 달한다.
미국은 작년 1월 트럼프판 '스타워즈'로 불리는 새로운 미사일 방어전략을 발표했다.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MDR)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전략은 기본적으로 적의 미사일을 더욱 신속히 탐지하고 요격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우주 공간에 센서층과 요격무기를 설치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증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무인항공기(UAV)에 레이저를 장착, 부스터 단계의 적 미사일을 파괴하는 기술개발 방안, 사드나 SM-3 블록 2A 요격미사일을 장착한 미 해군의 이지스함 재배치 방안도 각각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에서 이 내용을 발표하면서 "크루즈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어떤 미사일 공격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태세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육군은 태평양 전구에 배치된 자체 화력을 증강하기 위해 지상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비로 2020년 회계연도에 10억 달러 이상을 책정했다.
또 신형 전략장사정포를 극초음속 탄두용으로 개조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들 전력이 오는 2023년 실전 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미국 언론은 전망했다.
더불어 미 CNBC 방송은 2018년 8월 록히드마틴이 미 공군으로부터 4억8천만 달러(약 5천400억원) 규모의 극초음속 무기 시제품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무기 개발은 내년 11월에 끝날 예정이다.
그해 4월에는 극초음속 재래식 타격무기를 만드는 9억2천8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의 사업을 처음 수주한 바 있다.
미국이 4개월 만에 두 건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사업을 발주한 것은 극초음속 무기 개발 선두인 러시아와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미사일방어 부문에서 미국과 끈끈한 협력관계인 일본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뛰어들었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활공미사일에 대응해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 개량형을 바탕으로 레이더의 고출력화 등을 구현해 한층 성능을 고도화한 요격 시스템의 개발도 7년 정도에 걸쳐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9월에는 마하 5(시속 6천12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미사일이 개발되면 적 기지를 선제공격할 능력을 갖춰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어기게 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군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계획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군이 이런 미사일 계획을 수립했다고 하더라도 '비닉'(비공개) 사업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