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미군 주둔 기지 공격 경고(종합2보)

이란군 실세 피살 뒤 美주둔 이라크 기지·그린존 피격
이라크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 산하의 카타이브-헤즈볼라는 4일(현지시간)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내 군기지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이 조직은 이날 레바논 알마야딘 방송을 통해 "이라크 군경 형제들은 5일 오후 5시(한국시각 오후 11시)부터 미군 기지에서 적어도 1천m 이상 떨어져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 조직의 고위 간부인 아부 알리 알아스카리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라크 군경의 지휘관은 자신의 병력이 안전 준칙을 지켜 그들이 (미군의) 인간 방패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을 예고한 셈이다.이라크에는 미군 5천여명이 10여개 기지에 분산해 주둔한다.

이 경고는 미군이 이란군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소장과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PMF 부사령관 겸 카타이브-헤즈볼라 창설자를 공습해 살해한 다음날 나왔다.

이란 정부와 군이 미국에 대한 '가혹한 보복'을 예고한 터라 카타이브-헤즈볼라의 경고가 이란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있다.카타이브-헤즈볼라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매우 긴밀히 연결된 조직으로, 최근 한 주간 이라크를 휘몰아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의 한복판에 있었다.

지난달 27일 이라크 키르쿠크의 K1 군기지에 대한 로켓포 공격으로 미국인 1명이 숨지자 미국은 이란의 사주를 받은 카타이브-헤즈볼라의 소행이라고 단정했다.

이틀 뒤인 29일 미군은 이 조직의 군사시설 5곳으로 공격, 간부급을 포함해 조직원 25명이 숨졌고, 31일과 이달 1일에는 PMF가 주도한 반미 시위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을 난입했다.미군은 3일 바그다드 공항에서 솔레이마니 소장과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을 폭격해 살해했다.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이라크에서 4일 오후 미군이 주둔하는 알발라드 기지와 미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에 대한 포격이 잇달아 벌어졌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알발라드 기지에는 미군이 주둔한다.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알발라드 기지에 떨어진 로켓포 3발로 이라크 군인과 민간인이 여러 명 부상했다.

미군 인명피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린존을 향한 박격포는 미 대사관에서 약 1㎞ 거리의 공원에서 폭발했다.

이라크군은 이들 공격 2건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공격이 벌어지자 미군은 헬리콥터와 무인 정찰기 여러 대를 띄워 공격 원점을 추적했다.

지난 두 달 간 미군 기지나 그린존에 대한 공격은 최소 10차례 발생했지만 공격의 배후가 정확히 밝혀진 적은 없다.

미국은 이란의 지시에 따른 PMF의 소행이라고 확신한다.

이날 바그다드에서는 솔레이마니 소장과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의 장례식이 대규모로 열렸다.이라크 총리는 4∼6일 사흘간 국가 추모 기간을 선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