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닛케이 1.9%↓…"중동사태 악화 땐 세계 증시 7~10% 조정"

금값 6년8개월 만에 최고
코스피 21P 내린 2155 마감
원·달러 환율은 1170원 돌파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6일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일본 도쿄증시는 새해 첫 거래가 시작된 이날 중동 정세 영향으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1.76포인트(1.91%) 하락한 23,204.86에 마감했다. 연말연시 휴장을 거쳐 1주일 만에 거래가 재개된 일본 증시가 중동발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미국 증시가 0.8% 안팎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국내 증시도 크게 위축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39포인트(0.98%) 내린 2155.0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하락 폭이 더욱 커 전 거래일 대비 14.62포인트(2.18%) 내린 655.31에 마감했다. 이날 홍콩, 대만 증시도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악화되면 글로벌 증시가 10%가량 조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ING 애널리스트들은 “중동 정세가 심각하게 나빠지면 세계 증시가 7~10% 조정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데이비드 도나베디언 캐나다임피리얼상업은행(CIB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은 일회성 사건이 아닐 것”이라며 “작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 공격 때처럼 빠르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리스크로 안전자산에 투자가 몰리면서 금값은 6년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2.3% 오른 온스당 1588.13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다. 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X)에서 2.5% 오른 1590.90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더욱 커지면 금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일본 엔화 가치도 오르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7엔 후반대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26일 달러당 109엔대를 보였던 엔화 가치가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격화한 이달 3일부터 가파르게 오름세를 타고 있다.반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원화 가치 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원 오른 달러당 1172원10전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7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원·달러 환율이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