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부모 돌보는 AI 로봇부터 사람 태우는 드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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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언베일드 라스베이거스 행사1989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가 그렸던 2020년이 시작됐다. 애니메이션의 예측처럼 인공지능(AI) 로봇이 대세가 됐다. 사람을 지배하는 ‘나쁜 로봇’ 대신 사람을 돕는 ‘착한 로봇’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게 다른 점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의 첫 공식 행사인 ‘CES 언베일드 라스베이거스’는 최첨단 로봇의 경연장이었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언베일드 행사에 참여한 업체가 약 200여개라고 밝혔다.가족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 눈길 끌어대만의 연구개발(R&D) 기관인 ITRI는 소셜로봇 ‘페콜라(PECOLA)’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페콜라는 2D(2차원) 라이다를 장착해 노인들의 행동을 파악하고 분석한다. 비디오 기반의 낙상 감지 기술을 채택하고 있어 노인이 넘어졌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ITRI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며 “노부모를 모시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이들을 위한 로봇도 있다. 미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로이비(ROYBI)’는 3~7세 유아를 대상으로 언어는 물론 과학, 공학, 미술, 수학을 가르치는 교육용 로봇인 ‘로이비 로봇’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2019년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 100개 중 하나로 꼽혔다. 500개가 넘는 수업이 가능하다. 로이비 관계자는 “현재 영어로만 서비스되고 있지만 올해 말엔 스페인어, 중국어로 서비스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앙증맞은 크기의 반려로봇도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본 스타트업 그루브 X가 내놓은 ‘러봇(Lovot)’이다. 몸에는 터치 센서가 달려 있어 사람의 ‘쓰다듬’을 알 수 있다. 머리 위에 달려 있는 카메라로 사람의 표정을 인식하고, 이를 분석해 감정을 판별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메라로 방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폐쇄회로TV(CCTV)를 따로 설치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사람 태운 드론 날까원더키디에 등장한 하늘을 나는 납작한 차는 없지만 사람을 태우고 날아다니는 드론은 곧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일본의 에어로넥스트(Aeronext)는 승객용 드론 ‘플라잉 곤돌라’의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드론 제어 시스템인 ‘4D GRAVITY’를 개발한 모빌리티(이동수단) 스타트업인 이 업체는 산업용 드론에서 나아가 사람이 탈 수 있는 승객용 드론까지 나아갔다. 에어로넥스트 관계자는 “빠르면 내년 안으로 시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법규제 등으로 모든 곳에서 날 수는 없겠지만 놀이공원과 같은 제한된 장소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언베일드 행사장에서 큰 자리를 차지한 ‘차량’도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벨로(wello)’는 태양열을 동력으로 삼는 친환경 삼륜차를 선보였다. 최대 40km/h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엔 직접 페달을 밟으면 된다. 벨로 관계자는 “운전석에 1명, 뒷좌석에 1명 탈 수 있으며 뒷좌석은 짐을 넣는 트렁크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픽업하는 부모들이나 근거리를 배달하는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