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클래스 지난해 4만대 질주…2년 연속 '수입차 왕좌'

볼보·지프·미니 '1만대 클럽' 진입
불매운동 일본차 판매 19% 급감
메르세데스벤츠의 준대형 세단인 E클래스가 2018년에 이어 지난해 2년 연속 ‘베스트셀링 수입차’ 자리에 올랐다. E클래스는 작년 기아자동차의 대표 중형 세단인 K5보다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츠 E클래스는 국내에서 3만9782대 팔렸다. 수입차 중에선 1위, 국산차를 포함한 전체 순위로는 17위다.기아차 K5(3만9668대), 현대자동차 투싼(3만6758대), 한국GM 스파크(3만5513대), 쌍용자동차 티볼리(3만5428대)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주력 모델 판매량을 넘어섰다.
E클래스의 뛰어난 상품성과 세련된 디자인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8세대 모델까지는 성공한 중년 남성이 타는 차로 통했지만 9세대와 10세대를 거치면서 디자인이 젊어져 고객층이 두터워졌다는 평가다. E클래스 가운데 인기 있는 모델은 E300(1만3607대), E300 4매틱(1만259대), E220d(4246대) 등이었다.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든 수입차 브랜드들의 표정은 ‘극과 극’이었다. 볼보(1만570대), 지프(1만251대), 미니(1만222대)는 처음으로 ‘1만 대 클럽’에 진입했다. 연간 판매량 1만 대는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의 위상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통한다. 포드(8737대), 폭스바겐(8510대), 랜드로버(7713대)는 전년보다 판매가 줄면서 1만 대 클럽 자리를 내줬다.BMW(4만4191대)와 아우디(1만1930대), 렉서스(1만2241대), 도요타(1만611대)는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간 1만 대 이상 판매량을 유지했지만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전체 수입차 판매 규모가 1년 새 6.1%(26만705대→24만4780대)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일본 브랜드 차량 판매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차 불매 운동의 영향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팔린 일본차는 3만6661대로 전년(4만4253대)보다 19.0% 급감했다. 닛산은 39.7%, 도요타는 36.7% 줄었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는 8.2%,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6.1% 판매가 감소했다. 혼다만 유일하게 10.1%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파일럿, 어코드 등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판매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입차 업체 간 점유율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