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환경연합·어민 "ASF 항공방제 후 임진강 물고기 급감"

"방역 약품 성분 공개하고 사후 영향조사 해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1주일에 2회 이상 항공 방제를 한 이후 임진강에 물고기가 급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6일 성명을 내고 "ASF 확산을 막기 위해 1주일에 2회 이상 항공 방제를 한 이후 임진강에 물고기가 급감했다는 증언이 임진강 파주지역 전 구간 어민들에게서 나왔다"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파주에서 ASF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해 9월 17일 이후 정부는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조처를 해 왔다"며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축산농가와 그 가족이 운영하는 농가의 돼지들을 모두 살처분하고 방역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강화, 파주, 김포, 연천 순으로 지역 내 사육 돼지들을 모두 살처분했고, 축산농가에 대한 방역과 파주, 연천, 철원 등지에 대한 항공 방제와 야생멧돼지에 대한 포획 및 살처분을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우리는 방역과 항공 방제가 자연환경에 미치는 2차, 3차 피해를 우려했다"면서 "하지만 관련 주민제보를 받으면서도 정부의 노력을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공개적인 문제 제기를 자제해왔다"고 부연했다.

이경구 파주 어촌계장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임진강에 물고기가 줄기 시작했다"면서 "작년 11월 말 장단콩 축제에서 항공 방제, 침출수 유입 등으로 시민들에게 임진강 참게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어촌계는 참게를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임진강에 그물을 사흘 쳐 놨는데 누치 열댓 마리를 잡았다"면서 "올해 3월부터는 임진강으로 실뱀장어가 올라오는데 그때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몇 년 전 눈이 많이 와 도로에 염화칼슘을 많이 뿌렸는데 염화칼슘이 임진강으로 흘러들어 그해 봄에 실뱀장어 수가 확 줄었다"면서 "지난해 말 ASF로 살처분한 농가에 뿌린 방제약품까지 침출수로 임진강에 스며들면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어민 이호구씨는 "임진강에서 지금쯤이면 숭어가 수십㎏씩 잡혔는데 숭어는 물론, 잡고기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어민 김병수씨는 "농작물은 수확기가 있지만, 지금 임진강에는 물고기가 없다"면서 "강에 물고기가 확 줄어든 원인은 항공 방제밖에 없다. 대부분 어민은 항공 방제를 원인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어민들이 확인한 ASF 확산을 막기 위한 항공 방제는 지난해 9월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임진강 주변인 파주와 연천에서 14차례 이뤄졌다.

환경운동연합과 어민들은 ASF 항공 방제와 방역 약품의 성분과 방제 횟수 공개, 살처분 농가와 인근에 살포한 약품 및 생석회가 토질, 수질 등에 미치는 사후 영향조사 정기 실시 및 결과 공개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