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반성’한 한전·한수원 사장

김종갑 사장 “한전 위상 확립 못해”
정재훈 사장 “현실 녹록하지 않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왼쪽 네번째부터)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작년 말 울산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고리 3·4호기 준공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나란히 자기 반성을 내놨다. 탈원전 정책에 따라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작년엔 사장으로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동료와 투자자들의 기대를 채우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며 “아직도 주식회사 한전의 위상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김 사장은 올해 전력요금 조정을 경영 목표의 우선순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가를 반영하는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전기요금 체계 도입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원가를 적기에 반영하는 요금 제도는 한전 경영뿐만 아니라 국가와 소비자, 투자자 모두의 장기적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도 비상경영을 통해 효율을 높이면서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행사와 의전, 보고서와 회의를 대폭 줄이고 간부들이 솔선수범해 지나친 상사 모시기 관행도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사장 역시 “작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여러 성취를 이뤘으나 우리가 처한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보유한 다수 원전이 정비 중이며 해외 사업은 무한 경쟁”이라며 “신재생에너지도 실질적으로 수익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정 사장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도 냉엄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임직원이) 하나가 돼 위기를 극복하고 새 길을 열어 나가자”고 했다. 정 사장은 주력사업의 경쟁력 제고, 성장사업의 가시적인 성과 창출, 일·사람·미래 중심의 시스템 개선, 사회적 가치 추구 등 4가지를 올해 목표로 내놨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