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미군 포함해 다국적군 이라크 계속 주둔해야" 촉구 존슨 총리, 고위 각료들과 회의 열고 이란-미국 갈등 대응책 논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통화를 갖고, 중동 지역에서의 긴장완화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고 영국 총리실이 밝혔다.앞서 미국은 지난 3일 바그다드 공항에서 드론 표적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과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PMF) 부사령관 겸 카타이브-헤즈볼라 창설자를 제거했다.
이후 이란과 미국 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이라크 의회는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을 포함한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의회 결의는 구속력이 없지만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도 출석해 지지를 표시한 만큼 정부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존슨 총리와 압둘-마흐디 총리가 솔레이마니 사령관 공습 이후 지역에서 확대되고 있는 갈등을 완화하고,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는 이라크의 안정과 자주권을 위한 영국의 확고한 헌신을 강조했으며, 다에시(IS의 아랍어식 약자)라는 공통의 위협에 대한 싸움을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총리실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영국군이 계속해서 주둔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이라크에는 400명의 영국군과 5천200명의 미군이 훈련 지도, IS 잔당 격퇴 등을 위해 주둔하고 있다.
대변인은 영국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이 IS로부터 이라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들이 계속해서 공통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업무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이라크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 고위 각료들과 함께 이번 사태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 휴가에서 복귀한 존슨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현 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양국 간 긴밀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존슨 총리는 솔레이마니 제거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성명에서, 그가 중동 지역을 불안하게 하고 지장을 주는 행동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존슨 총리는 "그가 수천 명의 민간인과 서구인들을 죽음으로 이끈 행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복과 앙갚음은 이 지역에서 더 큰 폭력을 불러올 수 있으며, 이는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관련된 당사자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존슨 총리는 긴장완화를 위해 당사자들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으며, 관련 상황을 7일 의회가 다시 열리면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로 이란에 수감 중인 영국 여성 나자닌 자가리-랫클리프의 상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과 영국 이중국적자인 자가리-랫클리프는 영국 자선단체 톰슨로이터재단에서 일하던 2016년 4월 딸과 함께 이란의 친정을 찾았다 돌아가는 길에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녀는 이란 정권의 안보를 위협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제러미 헌트 영국 전 외무장관은 이날 B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위기로 인해 자가리-랫클리프가 조기 석방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