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아니라 '新중년'…인생 이모작, 귀농귀촌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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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생발전의 길을 묻다]‘은퇴=노년’이란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 은퇴는 빨라지는데 백세시대에 접어들면서다. ‘인생 제2막’은 으레 말하는 수식어가 아니라 실제 일상에서 접하는 현실이 됐다.
'노후를 투자하기 좋은 고장'
부산 해운대구·북구, 전남 장성군, 충남 홍성군
서울산업진흥원-한경닷컴 공동기획
‘2019 대한민국 상생발전 대상’ 장년 분야 수상을 통해 ‘노후를 투자하기 좋은 고장’으로 꼽힌 지자체의 공통 키워드가 노년 대신 ‘신(新)중년’인 것도 그래서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북구는 인생 이모작, 전남 장성군·충남 홍성군은 귀농귀촌 프로그램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은퇴 전문가 경력 십분발휘…"자부심과 보람 커"
“퇴직 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어 만족한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김문정 주무관은 중장년층 재취업의 중요 포인트로 경제적 니즈 못지않게 이같은 정서적 보람을 꼽았다.
가령 퇴직 경찰공무원처럼 전문성을 갖춘 은퇴 인력이 동네 안심순찰, 골목길 안전도우미 등으로 활동하는 ‘마을지킴이 사업’이 그렇다. 사회공헌활동도 마찬가지다. 해운대구는 4년 연속 고용노동부사업에 선정, 업무협약을 통해 △정보기술(IT) 정보화 △사회서비스 △공연·전시활동 등 문화예술 △상담 멘토링 등 7개 분야에서 200여명이 활약하고 있다.해운대구가 구청장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일자리 전담부서를 만들어 일관성 있게 일자리 정책을 추진한 덕분. 중장년 재취업 전문교육기관인 기술교육원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미래 인생설계를 위한 ‘원더풀 미래대학’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김 주무관은 “베이비부머 효과에 고령화가 겹쳐 신중년 세대가 급증하고 있으나 은퇴 준비가 미흡해 중장년층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원하는 실정”이라며 “이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해 사업을 펼쳐왔다. 해운대구만의 강점을 더욱 살리고 내실을 다져 노후를 투자하기 좋은 ‘사람 중심 미래도시’를 만들어나겠다”고 소개했다.부산 북구도 5060 세대의 인생 2막 준비를 화두로 ‘장년의 삶에 힘이 되고 미래를 책임질 정책’ 개발에 집중했다. ‘버스기사 양성사업’, ‘스마트 팩토리 기술자 양성사업’ 등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사업부터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사회적 경제조직 일자리 창출사업’까지 여러 분야를 다채롭게 지원한다.
정명희 북구청장은 “품격 있으면서도 꿈이 담긴 신중년 정책을 펼치겠다”면서 “북구를 활력 가득한 행복도시, 살고 싶은 희망 가득한 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 '게릴라정원·유기농학교' 귀농귀촌도 맞춤형으로군 단위에선 장년층 대상 적극적인 귀농귀촌 정책으로 활력을 불어넣는 지자체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전남 장성군은 ‘옐로우시티’를 표방하며 꾸준히 장려해온 귀농귀촌 사업이 궤도에 안착했다. 수치가 입증한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모두 5500여명이 장성군으로 옮겨왔다. 연평균 600명 이상이 귀농귀촌 목적지로 장성군을 택한 셈. 이어 2019~2021년 매년 400명씩 1200명을 유치하면 4만8000명을 돌파한 장성군 인구가 5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군은 기대했다.
귀농귀촌 수요를 능동적으로 찾아나서고 이주 후에도 적극 관리(케어)해주는 노력이 통했다. 장성군은 근무경력 3~7년차의 전문팀을 꾸려 상담에 임한다. ‘찾아가는 황금나침반’을 운영해 이주 희망자가 있으면 기업체 설명회 등 원스톱으로 유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귀농형(청년형·전직창업형·은퇴창업형)과 귀촌형(노후형·취업형·생계형)으로 세분해 맞춤형 정책을 개발하고 이주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 게 효과를 봤다.
농촌에서 거주하며 도시로 출·퇴근하는 미국형 농촌 개발모델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석규 장성군 귀농귀촌팀장은 “내년부터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자투리땅에 꽃을 심는 ‘게릴라정원 조성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주민 삶의 질 증대뿐 아니라 인구유입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제2의 새마을운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전국 유일의 유기농업 특구인 충남 홍성군은 매년 ‘유기농 귀농학교’를 열어 차별화된 수요를 흡수한다. 이주 후에도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지원 등 짜임새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 민관 협력으로 농촌살이 탐색을 위한 체험형 교육, 귀농인의 집 견학, 관련 자격증 취득반 운영, 교육농장 조성 및 마을살이 학교 진행, 지역주민과의 융화를 위한 집들이 지원 등 세심하게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최은재 홍성군 귀농귀촌팀장은 “지자체 행정과 중간지원조직, 민간단체의 협력을 통해 상생에 노력한 성과를 인정받아 기쁘다”면서 “홍성군은 서울시 일부 지역과 함께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 중이다. 귀농귀촌과 직거래 사업을 연계하는 등 상생발전에 적극 참여해 귀농귀촌인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끔 힘쓰겠다”고 부연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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