뗐다 붙이는 삼성 TV, 말아 올리는 LG TV…"이게 차세대 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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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서 프리미엄TV 맞불 놓은 가전라이벌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단연 TV다. 세계 양대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차세대 TV'를 공개하며 관람객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고급화·대형화 등 '프리미엄 경쟁' 추세가 뚜렷히 나타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 "마음대로 분리·결합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 TV"
삼성전자와 LG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 개막 전부터 최첨단 기술들이 집약된 차세대 TV를 잇따라 공개했다.삼성전자는 CES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5일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삼성 퍼스트 룩 2020' 행사를 열고 마이크로 LED TV '더 월' 신제품을 공개했다.마이크로 LED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육성하고 있는 최첨단 기술.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 반도체 칩 하나하나에 RGB(적·녹·청) 색상을 구현한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레고 블럭처럼 패널을 붙일 수 있는 '모듈형'으로 화면 크기를 원하는대로 확장할 수 있다.
소비 전력, 색상 재현, 내구성 등이 기존 삼성 제품 대비 우수한 게 특징이다. LED 조각을 이어 붙일 수 있어 제품 형태와 해상도 설정도 자유롭다. 모듈 탈부착에 따라 사용 목적과 공간 특성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고, 공간 이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더 월 75·88·93·110형 등 가정용과 초대형 150·292형 신제품들을 소개했다. 그간 초대형 스크린이란 인식이 있던 '더 월'을 일반 가정용부터 상업용까지 라인업을 확대한 것이다.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더 월을 소개하며 삼성의 '스크린 에브리웨어(Screens Everywhere)' 비전을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스크린을 최적화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와 정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LG "롤업에 이어 롤다운까지…롤러블 시장 선두"LG전자는 지난해 CES에서 아래에서 위로 말리는 롤업(Roll-up)에 이어 올해는 위에서 아래로 화면을 펼치는 롤다운 기술까지 선보이며 롤러블 TV 시장 주도권을 쥐었다.LG전자는 2044㎡(약 618평) 규모 전시관 입구에 롤러블 올레드 TV 20여대에 '천상천하'를 주제로 한 올레드 세상을 표현해 관람객 이목을 끌었다.
기존 롤업 방식뿐 아니라 롤다운 방식의 롤러블 올레드 TV도 선보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향후 천장이나 바닥에 붙이는 롤러블 디스플레이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롤러블 TV는 LG가 선두에 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특징을 최대한 살린 기술이다.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TV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처럼 TV 신기술에 공을 들이는 것은 프리미엄급 TV 시장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50인치 미만 중저가 제품은 판매 대수가 1억3029만대로 전년(1억4541만대) 대비 10.4% 감소한 반면 50인치 이상 고가 TV는 같은 기간 7594만9000대에서 9006만3000대로 18.6%나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특히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의 화소로 약 3300만개 화소 초고화질 TV인 '8K TV' 시장 규모는 올해 16만6700대에서 오는 2023년 303만9600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