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같이 못 갈수도 있다는 대통령 안보특보…반미발언 쏟아내도 감싸는 靑

북핵 협상 교착 미국 탓한 문정인
지난해는 한미 동맹 파기 시사 발언도
문정인 아들은 미국 국적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국익연구소의 2020년 대북 전망 세미나에서 강연 후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같이 못 갈 수도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특보는 6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2020년 대북 전망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철도연결과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했으나 국제적 대북제재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면서 "그 결과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의 지지자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실패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 그건 분명히 정했지만 계속 진전이 없고 국내정치적으로 어려워지고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이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 수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지난해 한 방송에 출연해서는 한미 동맹 파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 특보는 "결국 지난 70년 동안 쌓아온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서의 미국이라는 그림이 깨져버리면 우리도 다른 생각을 많이 해야 된다. (지금)그 답을 드릴 수는 없겠지만…"이라면서 "동맹이 우리 목적은 아니지 않나. 동맹은 우리 국익을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당시 문 특보 발언에 당황한 진행자는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여러 가지 논쟁을 촉발시킬 수 있는 말씀"이라며 화제를 돌렸다.문 특보는 지난달에는 "만약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중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그 상태로 북한과 협상을 하는 방안은 어떻겠느냐"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문 특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부터 각종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청와대는 번번이 문 특보를 감쌌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에서는 반미발언을 쏟아낸 문 특보를 지난해 7월경 주미대사로 유력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막판에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교체된 바 있다. 당시 정치권에선 문 특보 주미대사 임명 좌초가 미국 반대 때문이라는 설이 제기됐다. 문 특보가 그동안 미국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이다.

한편 문 특보는 그동안 여러차례 반미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아들은 지난 2005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인이 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