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실수 반복 안하는 LG 로봇청소기 나온다

박일평 LG전자 사장

단순 명령만 수행하는 1단계서
행동 분석해 실수 줄인 2단계로
최종 4단계는 가설 세우고 검증
“인공지능(AI)이라고 다 똑같은 AI는 아니다.”
< 서빙하고 요리하는 LG 로봇 군단 > LG전자 모델들이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0’ 전시 부스 내 ‘클로이 테이블’존에서 레스토랑 서비스 로봇들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연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내놨다. AI 기기들이 점차 보편적 기능을 넘어 개인 맞춤형 기능을 갖추고,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동적 존재에서 주인에게 새로운 행동을 제안하는 능동적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박일평 사장(사진)은 “AI 발전 단계는 효율화(1단계), 개인화(2단계), 추론(3단계), 탐구(4단계) 등 4단계로 구성돼 있다”며 “가전업체들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이 제공하는 AI 서비스는 아직까지 1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중화된 AI 기술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스 주문해줘’ 등의 정해진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이란 분석이다.

주인의 행동 패턴을 살피거나(2단계), 주인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3단계), AI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한 뒤 주인에게 새로운 해법을 제안하는(4단계)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LG전자는 2단계를 목표로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준비 중인 제품은 로봇 청소기다. 현재 출시된 로봇 청소기는 막다른 공간에 끼어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험’을 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반복 학습을 통한 진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할 예정인 신제품은 특정 공간에서의 실패 경험을 학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바뀔 예정이다. 그는 “2단계에 도달하면 주스를 주문할 때도 주인이 좋아하는 제품을 알아서 주문하고, 뉴스 채널을 고를 때도 주인의 선호에 따라 채널을 추천해주는 게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부터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인 ‘프로액티브 서비스’도 소개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반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패턴을 학습한다. 주인의 제품 사용 패턴을 학습하고 제품이 고장날 징조를 보이면 이를 선제적으로 고객의 LG씽큐 앱(응용프로그램)이나 이메일 등을 통해 알려준다.

박 사장은 “LG씽큐와 같은 AI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체계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올바른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 고객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