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앞두고 만난 추미애·윤석열…무슨 얘기 나눴을까?

총장을 '외청장'이라 표현하고
독대 前 산하기관장과 함께 회동
'추미애식 윤석열 길들이기' 해석

인사 관련 얘기 없었다지만
"충돌보다 타협점 논의" 분석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인사를 앞두고 7일 윤석열 검찰총장과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법무부가 윤 총장을 ‘외청장’으로 부른 데다 독대에 앞서 다른 산하기관장들과 함께 만나는 형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추미애식 윤석열 길들이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윤 총장과 35분간 회동했다. 검찰 인사가 예정돼 있는 터라 법무부와 검찰 수장의 만남이 관심을 모았지만 이 둘은 인사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추 장관은 검찰개혁 입법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고, 윤 총장은 적극 공감하며 장관 재임 중 검찰개혁이 완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법조계는 검찰 인사위원회가 8일 또는 9일에 열리고, 고위급 간부 검찰 인사 발표가 9~10일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총장은 검찰 인사를 앞두고 추 장관에게 “주요 수사팀과 대검찰청 지휘부를 유지해달라”는 의견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의혹,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지휘하고 있는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에게 인사 발령을 낼 경우 중요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윤 총장은 2일 신년사에서 일선 검사들에게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며 외풍을 막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법무부가 유일한 외청인 검찰청의 수장을 ‘외청장’이라고 지칭하고, 다른 산하기관장과 함께 부른 것에 추 장관의 의도가 담겼다고 보고 있다.법무부는 지난 6일 “법무부 외청장 및 산하기관장이 법무부로 예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하관계를 명확하게 드러낸 표현이다. 추 장관은 지난달 “윤 총장과의 호흡을 어떻게 맞춰갈 생각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인적인 문제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총장이 호흡을 맞춰야 하는 동등한 지위가 아니라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검찰 인사에 앞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협의하라는 내용의 검찰청법 34조에 대해서도 “협의하는 게 아니라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기존과는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내년 7월까지 임기가 보장된 윤 총장과 ‘강 대 강’으로 충돌하기보다는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추 장관이 청와대와 여권을 수사하고 있는 현 수사지휘부를 대거 인사발령 낼 경우 검찰 내 조직적인 반발에 직면하거나 시민단체로부터 직권남용으로 고발당해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어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역시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면서 추 장관의 옛 비서 출신 정모씨의 개입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이다.

안대규/이인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