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병 확보한다더니…해병대 복지시설 관리병 슬그머니 재배치

포항 청룡회관 숙박시설 해병대원 13명 근무…"운영 민간업체 안 나타나 직영"
해병대 1사단이 경북 포항에 있는 복지시설에서 관리장병을 없앴다가 슬그머니 다시 배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8일 해병대에 따르면 해병대 1사단은 남구 동해면에 있는 복지시설인 청룡회관을 직영하다가 2018년 7월부터 민간업체에 운영을 맡겼다.

국방부가 2017년 9월 군 지휘관의 '갑질' 논란을 낳은 공관병 제도를 폐지하면서 군 마트 판매병과 복지회관 관리병을 민간인력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청룡회관은 34개 객실과 목욕탕, 식당, 매점, 카페, 회의실, 웨딩홀 등을 갖춘 복지시설이다.관리권이 민간업체로 넘어감에 따라 청룡회관에 근무하던 관리장병 34명은 모두 일선부대로 배치됐다.

그러나 현재 이곳에는 해병대 관리장병이 다시 배치돼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기대와 달리 민간위탁 운영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청룡회관 운영을 맡은 민간업체가 초기부터 경영난을 겪다가 지난해 3월 운영권을 잃었다.

당시 업체는 직원 임금을 주지 않다가 말썽을 빚었고 해병대와 계약한 연간사용료마저 내지 않았다.

해병대는 계약을 해지한 이후 청룡회관 전체를 맡아 운영할 새로운 민간업체를 물색했으나 찾지 못했다.이에 카페나 식당 등을 각각 별개의 민간업체에 맡겨 운영하고 숙박시설만 직영하기로 했다.

2019년 상반기부터 숙박시설 운영에 필요한 관리장병을 다시 배치했다.

현재 이곳에는 해병대원 13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배치가 전투병력 확보를 위해 복지회관 관리병을 없애기로 한 국방부 지침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병대는 숙박시설 운영권을 공개 입찰했으나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배치했다고 밝혔다.

또 배치된 장병들은 인근 군 휴양소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해병대 관계자는 "청룡회관 전체를 새로운 민간업체가 맡겨 운영하려고 했지만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각 시설을 쪼개서 맡겼다"며 "숙박시설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가 보니 운영하려는 민간업체가 나타나질 않았고 계속 비워둘 수 없어서 관리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