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현대차, 우버 손잡고 'PAV' 띄운다…수직이륙 후 순식간에 시속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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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술력+우버 플랫폼현대자동차와 글로벌 차량공유 기업 우버가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시장 공략을 위해 손잡았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향후 글로벌 UAM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이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생산을 ‘본업(本業)’으로 삼아온 현대차가 앞으로 도심 하늘길을 오가는 이동수단을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도심항공 모빌리티 시장 선점
8개 프로펠러 달고 100km 비행
재충전하는데 5분밖에 안 걸려
"개인용 비행체 실물 보자"
현대차 부스 4만명 이상 북적
정의선 “UAM 사업 적극 추진”현대차와 우버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 현대차 부스에서 ‘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다라 코즈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계약서에 서명했다. 우버와 UAM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글로벌 자동차회사는 현대차가 유일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버와 협력을 통해 인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이동의 한계를 재정의하고, 이를 통해 더욱 가치 있는 시간을 선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끊임없이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로샤히 CEO는 “현대차의 대규모 제조 역량은 우버 엘리베이트(항공사업 부문)에 커다란 진전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현대차의 자동차산업 경험이 우버의 플랫폼과 합쳐져 항공택시 사업으로 이어지면, 전 세계 도시에서 저렴하면서도 원활한 교통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와 우버는 UAM의 핵심인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S-A1’도 공동 개발해 선보였다. 이번 협력 계약을 계기로 현대차는 PAV를 개발하고, 우버는 항공 승차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들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PAV의 이착륙장 콘셉트 개발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개발 및 제조, 경량화 기술, 배터리 기반 동력시스템 분야에서 역량을 가진 현대차와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우버가 힘을 모으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부스에 4만여 명 몰려
현대차가 공개한 PAV 콘셉트 S-A1의 길이는 10.7m, 좌우 폭은 15m다. 조종사를 포함해 모두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수직으로 이착륙하기 때문에 활주로 없이도 날 수 있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총 8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해 최대 100㎞를 비행할 수 있다. 최고 속력은 시속 290㎞다. 이착륙 장소에서 승객이 승·하차하는 5분여 동안 재비행을 위한 고속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자율비행이 가능한 PAV도 개발할 계획이다.S-A1이 자리잡은 현대차 전시 부스는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자동차 및 부품사의 부스가 몰려 있는 컨벤션센터 노스홀에 있는 전시물이 가장 큰 주목을 받으면서다. 개막일인 이날 하루에만 4만4000여 명이 현대차 부스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 현대차가 CES에 부스를 차린 이후 최대 인파다. 미국 내 주요 방송사들도 앞다퉈 S-A1을 화면에 담았다.
현대차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콘셉트도 전시했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해 PAV 탑승 시 경험할 수 있는 광경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VR 체험 공간’도 있다.
헬리콥터 제조사 벨도 도심항공기를 전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콘셉트카 ‘비전 AVTR’을 공개했다. 도요타는 전날 발표한 스마트시티 우븐시티와 관련된 영상을 틀었다. 혼다는 자리를 바꾸지 않고 운전자를 교대할 수 있도록 운전대 위치를 옮길 수 있는 차를 소개했다. 현대모비스는 도심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 ‘엠비전S’를 선보였다.
라스베이거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