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보잉 737 이란서 추락…176명 전원 사망

우크라 여객기 기체 결함 추정
이란 "군사 충돌과 관련 없다"
우크라이나 국적의 보잉 737 여객기가 8일 이란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해 탑승객 176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앞서 두 차례의 비슷한 사고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보잉에는 대형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사고 지역이 미국과 군사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테헤란이었지만 이란 공격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12분(현지시간)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륙 직후 테헤란 외곽 남서쪽 지역에 추락했다.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 등이 탑승하고 있었다.이란 당국은 사고 현장에 조사대를 급파했으나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고 생존자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이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추락 직전 비행기에 불이 붙은 것을 봤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에 추락한 여객기가 보잉 737 라인의 한 종류인 보잉 737-800 기종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보잉 737 라인의 최신 기종인 보잉 737 맥스는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라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총 346명이 숨지는 참사를 초래했다. 보잉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에 대해 알고 있으며 추가 정보를 수집하는 중”이라고 밝혔다.한편 이번 사고는 이날 오전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을 공격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은 이날부로 이란·이라크 영공에서 자국 민항기 운항을 금지한 상태다. 다만 IRNA통신은 “이번 사고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과는 관련이 없다”고 보도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