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태풍급 강풍 피해 속출…선박 좌초·항공기 결항도

7∼8일 소방본부 피해 신고 51건…8일 오후까지 강풍·안전사고 주의
7일 밤부터 8일 새벽 사이 부산에 초속 30m에 육박하는 세찬 비바람이 몰아져 건물 단열재가 떨어지고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랐다.바다에서는 강풍에 선박이 항로를 이탈해 암초 위에 좌초되는가 하면 김해공항에서 항공기 지연도 이어졌다.

8일 오전 1시 15분께 부산진구 서면로 서면시장 맞은편 10층 상가 건물 외벽에 부착된 가로 5m, 세로 15m 규모 단열재가 강풍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단열재가 전선에 걸리고 인도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는 등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주변 주차 차량을 이동 조치했다.

앞서 7일 오후 11시 8분께도 영도구 동삼동 영도도서관 현관 천장 마감재가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바람에 인근에 주차된 차량이 일부 파손됐다.

오후 10시 45분께 부산진구 신천대로102번길 인근 주택가 골목에서는 담벼락 일부가 강풍에 넘어졌다.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으나 길이 15m, 높이 2m 담벼락 중 4m가량이 무너지면서 맞은편 주택 대문이 일부 파손됐다.
오후 9시 55분께 중구 대교로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철제 출입문과 상단 간판이 도로 방향으로 휘어져 부산대교 방향 3개 차로가 한때 전면통제됐다.

비슷한 시각 영도구 청학로 5층 건물 외벽 구조물 일부가 떨어져 인근 방앗간 건물 일부를 부쉈다.오후 9시께는 기장군 대변리 동해어업관리단 입구에 세워진 교통 지주대가 부러져 전봇대에 걸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주변 차량을 통제한 경찰은 한전에 상황을 알리고 2시간 만에 복구를 완료했다.

이외에도 중구 국제시장에서 강풍에 날아온 플라스틱 패널이 커피숍 유리를 깼고 중구 비프 광장 인근 4층 건물 옥상에서는 어디선가 쇠 철판이 날아와 구조물을 강타했다.
7일 밤부터 8일 오전까지 구조물·간판·에어컨 실외기 추락 위험 등 강풍 관련 피해 신고는 총 50여 건에 달했다.

강풍과 높은 파도에 부산 앞바다에서도 선박 안전사고가 다수 발생했다.

8일 오전 9시 50분께 부산 영도구 부산항대교 인근 해상에서 454t급 유조선 A 호가 초속 10m 이상의 강풍에 선체가 밀리면서 해저 암초에 배 뒷부분이 올라타면서 좌초됐다.

해경은 경비정 등을 출동 시켜 암초 위에 올라탄 A 호를 다시 바다로 내리는 구난작업을 펼쳤다.

7일 밤에도 부산 영도구 대평동 물양장에서 계류 중인 예인선 12척이 강풍에 선박을 고정하는 밧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표류하다 해경에 이끌려 항구로 되돌아왔다.
비슷한 시간 부산 서구 감천항 서방파제에서는 정박 중이던 9천362t 특수 목적선 B 호 홋줄이 터지면서 50m가량 밀려 긴급출동한 해경이 홋줄 보강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김해공항에서도 항공기 3편이 결항하고 15편이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7일 오후 부산지역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28.9m를 기록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에도 초속 10∼18m 강풍이 부는 곳이 있어 시설물 관리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6일부터 8일 새벽까지 부산에 내린 비는 37.0㎜였고, 지역별로는 금정구가 51.5㎜로 가장 많은 강수량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