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손발 자른' 검찰 인사 … 입닫은 청와대·검찰 vs 여야 '극명한 입장차'

"검찰개혁 위한 적절한 인사" vs "셀프 면죄부용 인사폭거"
'청와대 수사 지휘부 교체' 검찰 인사에 여당-보수야당 입장차
청와대·검찰 모두 공식입장 자제
정의, 야당 중 유일하게 옹호…평화·대안신당도 우려 표명
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진을 교체하는 검찰 인사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공식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신중하게 추이를 지켜보려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총장이나 검찰 또한 공식 입장을 내놓거나 반발 의사를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오후 법무부는 대검검사급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이원석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전보조치됐다.윤 총장을 보좌하던 대검 참모진을 모두 ‘물갈이’하는 인사는 예상된 조치였다.

이번 인사가 임박하면서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대검 간부들이 대거 교체될 것이란 관측은 진작부터 나왔다. 검찰 인사 발표는 윤석열 사단이 대거 물갈이로 귀결됐다. 일각에서는 '유배 수준', '1.8 대학살'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여야는 추 장관이이 청와대 관련 수사 지휘부를 교체하는 등 검찰 고위급 인사를 단행한 것을 두고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윤석열 참모진 전원 교체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의지가 담긴 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셀프 면죄부용 인사폭거'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법 시스템에 따라 검찰개혁을 하겠다는 인사권자의 원칙과 소신이 강조되고 개혁의 동반자이자 주축이 될 개인의 능력과 직무 적합성이 고루 반영된 적절한 인사"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번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조직을 재정비함으로써 개혁의 고삐를 단단히 조이고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번 인사를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에 대해 "검찰의 태도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법 절차와 조직 근간을 무시하는 것으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다시금 증명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 스스로 수사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셀프 면죄부용 인사 폭거"라며 "검찰의 의견 청취마저도 거치지 않은 뻔뻔하기 그지없는 문재인 정권의 정권보신용 칼춤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추 장관을 겨냥해 "노골적이고 전광석화처럼 인사권을 휘둘렀다"며 "직권남용의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그는 "문재인 정권이 자신들을 수사하는 검사 라인을 들어내도 이미 드러난 청와대 비리 의혹을 덮을 수 없다"며 "오히려 국민 이목을 집중시키고 의로운 분노를 일으킬 뿐"이라고 역설했다.
정부과천청사 나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강신업 강신업 대변인은 "승진·전보 인사를 가장해 윤석열 사단을 완전히 해체한 찍어내기 인사"라며 "앞으로 정권 비리를 수사하거나 정권의 심기를 건드리는 검사는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는 검찰 압박용 인사"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특히 잠재적 피의자인 추미애 장관과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의해 주도됐단 점에서 그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수석대변인은 "추 장관이 결국 수사 지휘 라인을 대학살했다"며 "윤 총장이 검찰에서 나가라는 대통령의 뜻이다. 검찰 독립이 아닌 예속과 종속"이라고 비판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지나치다. 검찰총장 의견 청취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검찰개혁은 필요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이 불편해하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변질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결을 같이 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찬성했었던 정의당은 이번에도 야당 중 유일하게 이번 인사를 옹호했다.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인사는 장관 고유 권한인 만큼 이번 인사를 존중한다"며 "그동안 검찰이 국민 신뢰에서 벗어난 정치적 논란을 여러 번 일으켰던 만큼 국민에게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