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란 파국' 피한 트럼프 "사상자 없다…무력 대신 경제 제재"

트럼프, 대국민 연설 "미 사상자 없다" 확인
"군사력 사용 원하지 않는다" 대신 추가 경제제재
"이란의 위대한 미래"도 언급하며 유화적 메시지

이란과 전쟁 돌입 직전까지 갔던 미국이 최악의 무력 충돌은 일단 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전날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보복 공격에 대해 미군 사상자가 없고, 군사력 사용도 원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더 나아가 이란이 새로운 핵 합의를 할 경우 이란에 위대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유화적 발언도 나왔다. 무력 사용 대신 이란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이란이 군사적으로 보복할 경우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서면서 미국-이란 간 전쟁 파국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그랜드 포이어에서 대국민 연설에서 "지난밤 이란의 공격 사상자가 없었다"며 "모든 장병은 안전하며 단지 군 기지 내 최소한의 피해를 입었다"고 확인했다.

이어 "이란이 물러서는 것처럼 보이는데 모든 당사국과 전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일"이라며 "이란은 가장 대표적인 테러지원국이었으며 그들의 핵무기 추구는 문명화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과의 충돌 배경이 됐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에 대해 "무자비한 테러리스트가 미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중단하기 위한 단호한 결정이었다"며 "솔레이마니가 최근 미국 표적들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그를 끝냈다"고 정당성을 피력했다.

이란에 대한 추가 대응으로 살인적인 경제 제재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즉각적으로 살인적인 경제 제재를 이란 정권에 추가 부과할 것"이라며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강력한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이 새로운 핵 관련 합의에 나설 경우 이란이 위대한 미래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핵 야욕을 버리고 테러리즘에 대한 지원을 종식해야 한다"며 "세계를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장소로 만들 이란과의 합의 체결을 위해 모두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이 번창하고 번영할 수 있는, 아직 손대지 않은 어마어마한 잠재력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며 이란은 위대한 미래를 볼 수 있다"고 유화적 메시지도 보냈다.

새 합의를 거론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함께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미사일은 크고 강력하며 정밀하고 치명적이며 빠르다. 많은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 중"이라고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우리가 위대한 군과 장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미국은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인 힘이 최고의 억지력"라고 말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