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추위야" 태백산 눈축제 예정대로 10일 개막

영상권 최저기온, 장맛비 같은 겨울비 등 계절의 시곗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던 '겨울 도시' 강원 태백에 기다리던 영하권 추위가 찾아왔다.

9일 태백지역 최저기온은 영하 4.3도를 나타냈다. 같은 날 평년 최저기온인 영하 9.2도와 비교하면 여전히 포근한 날씨이지만, 이틀 만에 영하권 겨울의 회복이다.

7일과 8일 태백지역 최저기온은 영상 1.6도, 영상 0.2도를 각각 기록했었다.

특히 7일 최고기온은 영상 12.2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역대 1월 최고기온이었던 2002년 1월 15일 영상 12.1도를 17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최근 이틀간 이어진 봄 같은 날씨 속에 태백지역에는 7일 30㎜, 8일 8.4㎜ 등 40㎜에 가까운 겨울 장맛비가 쏟아졌다.

기다리던 눈 대신 야속한 비가 내리자 개막을 앞둔 태백산 눈축제장도 비상이 걸렸다. 태백시는 축제장인 태백산국립공원 당골광장에 설치 중인 눈 조각 작품 55개에 모두 비닐을 씌웠다.

포근한 날씨 탓에 제설작업 차질로 평년보다 10일 정도 늦게 시작한 눈 조각 작업도 어쩔 수 없이 중단해야 했다.
10일 개막하는 태백산 눈축제의 대표 콘텐츠는 대형 눈 조각 작품 전시회이다. 눈 조각 작업을 위해서는 축제 개막 한 달 전부터 인공눈을 만들어야 하지만, 올겨울은 따뜻한 날씨로 말미암아 10일 정도 늦은 지난해 12월 20일께부터 인공눈 만들기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겨울비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그러나 태백시는 태백산 눈축제를 예정대로 10일 개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가 그친 8일 오후부터 눈 조각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반가운 영하권 추위가 찾아온 9일에는 바르게살기협의회, 여성단체협의회, 적십자, 의용소방대 등 태백지역 사회단체 회원들이 겨울비를 맞아 녹아내린 눈 조각 작품 보수작업에 나섰다.
태백시 관계자는 "영하권 날씨 회복과 시민의 도움 덕분에 애초 12일로 예상했던 눈 조각 작품 전시장 개장을 하루 앞당긴 11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로 27회째를 맞는 태백산 눈축제는 19일까지 10일간 태백산국립공원 당골광장 등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