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임용 심사위원 선정도 불공정

대학본부 임용 절차 중단…조사위 꾸려 진상 조사 착수
국립인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학과장이 불합리한 임용 기준을 제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교가 조사에 나선 가운데 외부 심사위원도 불공정하게 선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부산대와 행정학과 교수들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부산대 행정학과 전임교원 임용 심사에서 1순위로 A 씨, 2순위로 B 씨가 내정됐다.

A 씨는 감사원 산하 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원이다.

이 감사원 산하 기관 원장은 부산대 행정학과 C 교수다. C 교수는 2018년 7월 원장 임명 후 교수직을 휴직 중이다.

C 원장은 교수 임용 최종 면접을 앞두고 심사위원 대부분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근무하는 A 씨가 지원했으니 잘 검토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C 원장은 휴직 중임에도 교수 임용 회의에 두 차례 참석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교수 임용 심사위원 구성이다.

행정학과 교수 4명 외에 위촉된 외부위원 2명이 모두 행정학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

타 학과 교수인 외부위원 1명은 C 원장이 있는 감사원 산하 기관 연구원 출신으로, 감사원 감사논집 편집위원회 편집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나머지 외부위원 1명도 부산대 행정학과 출신 타 학과 교수다.

객관적인 심사를 위해 초빙한 외부 심사위원이 행정학과 교수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부 심사위원 2명은 D 학과장이 추천해 교수회의를 거쳐 선정됐다.

D 학과장은 C 원장과 대학 동기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여당인 민주당 소속 정미영 부산 금정구청장의 남편인 D 학과장은 교수 임용 과정에서 '남편이 자유한국당 당원인 B 씨를 뽑으면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사실상 A 씨를 우대해 일부 교수의 반발을 샀다.

행정학과 한 교수는 "실권을 쥔 학과장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학과나 지원자와 관련 있는 외부 심사위원은 배제했어야 했다"며 "나도 심사 전날 C 원장에게 청탁성 전화를 받았는데 이번 임용은 과정과 결과가 모두 잘못됐다"고 말했다.

앞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다른 교수는 학과장의 불공정한 인사 기준 등으로 이뤄진 교원 임용 심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대학본부에 진정을 제출한 상태다.

대학본부는 우선 교수 임용 절차를 중단하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연합뉴스는 입장을 듣기 위해 C 원장과 D 학과장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