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작심' 검찰 인사에 윤석열 "MB정부가 가장 검찰 중립성 보장" 발언 재조명

윤석열 측근 '대학살'…모두 유배·좌천
윤석열 국정감사 당시 발언 재조명
"이명박 정부가 가장 검찰 중립성 보장"
"대통령 형과 측근 구속했지만 상당히 쿨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진을 전원 교체하는 등 청와대와 여권을 겨냥한 수사라인을 대폭 갈아치우는 인사를 단행하자 야권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에 대한 보복 인사였다"고 말했다.황 대표는 "숙청은 (문 대통령) 측근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는 "'친문(친문재인) 유일체제' 완성을 위한 검찰 무력화다"라면서 "문재인 정권의 무도한 권한 남용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심재철 원내대표 또한 "문재인 정권은 한마디로 망나니 정권"이라며 "자신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를 모조리 좌천시키는 폭거는 군사독재정권에도 없었던 대학살"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반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추미애 검찰 인사에 대해 "검찰 조직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형사공판부 출신의 검사를 중용해 특정 인맥에 편중된 검찰의 균형을 잡은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단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인사를 환영한다"며 "인사 과정에서 검찰이 보인 모습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 비친 것처럼 대검찰청이 불만이 있는 듯이, 또 대검찰청과 법무부가 인사를 둘러싸고 기 싸움을 하듯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인사명령에 대한 복종은 공직자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을 보좌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수사를 지휘하던 대검 참모진이 모두 ‘물갈이’되고 '유배 수준', '1.8 대학살'이라는 반응이 쏟아지자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MB 정부가 가장 검찰 중립성을 보장해준다"했던 윤 총장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윤 총장은 지난해 10월 1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에서에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중 검찰 중립성을 보장해 준 정부를 골라달라는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망설임없이 "이명박 정부다"라고 꼽았다.
윤 총장은 "이명박 정부 때 대검 중수부 과장, 특수부장으로 3년간 특별수사를 했다"면서 "당시 대통령 측근과 형(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구속할 때 (권력으로부터) 별 관여가 없었다.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중립적이다"라는 답변을 기대하고 이런 질의를 했으나 기대와는 딴판인 답변이 나오자 "자, 총장, 좋다"며 다급히 윤 총장의 말문을 막았다.윤 총장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다 아시는 것"이라며 말을 시작하려 했지만 이 의원이 가로막아 더이상 발언하지 못했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2012년 대선 관련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에 몸담았다 지휘라인과 마찰을 빚어 좌천된 바 있다.

이날 이철희 의원은 이러한 윤 총장의 과거 이력을 언급하며 "대선 관련 수사하던 분 다 좌천시키던 (박근혜)정부가 중립성을 보장했느냐, (검찰총장) 임명장을 줄 때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한 (문재인)정부가 중립성을 지켰느냐"며 "그 (박근혜)정부 때 그렇게 한 분들이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을 이야기하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 윤 총장에게 “검사 된 이후 지금까지 검사로서 윤석열이 변한 게 있느냐”고 묻자 윤 총장은 “자부까지는 아니라도 예나 지금이나 정무감각 없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고 답했다.2017년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는 2013년 당시 국정원이 검찰 수사팀을 와해하려 시도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내용의 문건을 검찰에 넘겼다. 문건에는 국정원이 댓글수사팀 인적구성을 문제 삼아 교체를 건의하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낸 보고서 등도 포함됐다. 해당 보고서에는 “정무감각이 부족한 특수통 검사들이 수사를 주도해 정부 정통성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극히 정치적인 의도로 작성된 평가가 담겨 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