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박용만의 한숨…"CES 혁신제품 대부분 한국선 시작도 못할 것"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현지시간) ‘CES 2020’ 삼성전자 전시 부스에서 지능형 동반자 로봇 ‘볼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 행사장. 올해 처음 CES를 방문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 호기심과 설렘이 가득한 얼굴로 전시물을 이리저리 살펴보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박 회장은 “여기 나온 혁신 제품 대부분은 한국에선 규제 때문에 아예 시작도 못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계속 가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규제 혁파의 전도사’로 불리는 박 회장은 내내 답답함을 토로했다. 외국은 일찌감치 규제를 풀어 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앞서가고 있는데, 한국은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시된 콘셉트 제품 하나를 보더라도 저 제품이 한국에선 상용화할 수 없는 이유, 규제가 10개 이상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시장에 중국 업체가 굉장히 많은데 우리가 중국보다 존재감이 덜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드론을 예로 들었다. 세계 드론 시장 1위 업체는 중국의 DJI다. 박 회장은 “한국은 규제의 틀 때문에 (드론 관련 시장이) 발전하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스타트업의) 미래를 막진 않았는지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스베이거스=도병욱/박상용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