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소유 매체, '호주 산불은 방화 탓'…교묘한 초점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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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산불 원인, 기후변화 논점 흐려…좌파 비판·보수 정부 엄호" 호주의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미디어 매체들이 교묘히 호주 산불 논쟁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독은 호주 전국지 '더 오스트레일리안'과 ABC방송 등 막강한 현지 매체들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산불 확산 원인을 둘러싼 논의의 초점을 기후변화에서 방화 등으로 옮기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가령, 한 산불 진화 현장에서는 소방관들이 불도저에 의해 나무가 쓰러지는 장면을 찍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이 소방관들은 이런 사진이 환경보호론자들이 산불 진화 작업을 가로막는 좋은 빌미가 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환경보호론자들이 산불을 막기 위한 이런 조치에 반대할 것이라는 소방관의 이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지만, 그의 발언은 머독이 소유한 보수적 호주 매체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게 해주는 사례라고 NYT는 지적했다.
이 소방관의 발언에는 이들 신문과 방송이 지난 수개월 간 해온 유사한 이야기의 흔적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더 오스트레일리안은 또한 이번 산불사태가 과거에 비해 최악의 것이 아니라고 거듭해서 주장해왔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신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1천200만에이커(4만8천600㎢)가 불탔으며,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불탄 면적은 과거 15년치를 합친 규모보다 넓은 상황이다.
머독이 소유한 호주 최대의 미디어 회사인 뉴스코프는 또한 오보를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독자적인 조사 결과 '트롤'이라고 불리는 전문적인 '가짜뉴스 유포꾼'과 '봇'이라는 자동 댓글 달기 또는 자동 트윗 기능을 가진 악성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산불 사태에서 방화의 역할을 과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슷한 주장을 담은 더 오스트레일리안 기사는 자체 웹사이트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으로 집계됐다.
비판론자들은 이와 관련, 뉴스코프가 미국과 영국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행위를 호주에서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잘못을 좌파 탓으로 돌리고, 보수 지도자들을 보호하며 대중의 주의를 기후변화에서 다른 데로 돌린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학자인 조엘 거기스는 "그런 행태는 정말로 무책임하고 지극히 해롭다"면서 "의심의 씨앗을 한 번 뿌리면 (기후변화 같은) 주요한 대화를 나누는 걸 막아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스코프는 이메일에서 이런 의혹을 부인하면서, 방화범 등에 대한 기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다룰 만한 적절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뉴스코프의 이런 잘못된 정보와 유포를 정부의 미온적인 산불 대처와 연결 지어 비판하고 있다.
뉴스코프와 스콧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 연정이 일체화 돼, 선진국 가운데 호주를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나라가 되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스코프의 편집자와 칼럼니스트들은 모리슨 총리가 산불 사태 와중에 하와이로 휴가를 다녀온 데 여론의 몰매를 맞자 가장 큰 목소리로 그를 옹호했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라는 유엔의 압력이 실패할 것이라는 호주 에너지 장관 인터뷰도 연말에 게재했다.
멜버른의 '헤럴드 선' 등 다른 머독 소유 매체들 역시 산불이 새해 전야에 인근 마을들을 초토화할 위험이 있는데도 관련 소식을 주목도가 떨어지는 면에 배치했다.
며칠 후 산불이 휩쓸고 간 마을 주민들이 피해 시찰을 나온 모리슨 총리에게 야유를 퍼부었을 때 머독 계열의 스카이뉴스 채널은 이들을 "단정치 못한 부랑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기후변화'라는 말을 머독 소유 매체들에서 검색하면 기후변화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주장하는 시위대를 비판하는 기사가 대부분이다.
이들 매체의 사설에선 '급격한 기후변화 정책'에 반대하고, 오피니언 칼럼도 좌파 환경보호론자들이 허가만 해준다면 산불을 통제하기 위해 더 많은 맞불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퀸즐랜드공대 강사인 티머시 그레이엄은 산불을 과장되게 방화와 연결짓는 트윗들을 조사한 후 "방화로 귀결되는 산불은 전체의 3∼5%밖에 안된다고 학자들이 말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파적인 미디어들은 그것을 침소봉대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연합뉴스
가령, 한 산불 진화 현장에서는 소방관들이 불도저에 의해 나무가 쓰러지는 장면을 찍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이 소방관들은 이런 사진이 환경보호론자들이 산불 진화 작업을 가로막는 좋은 빌미가 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환경보호론자들이 산불을 막기 위한 이런 조치에 반대할 것이라는 소방관의 이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지만, 그의 발언은 머독이 소유한 보수적 호주 매체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게 해주는 사례라고 NYT는 지적했다.
이 소방관의 발언에는 이들 신문과 방송이 지난 수개월 간 해온 유사한 이야기의 흔적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더 오스트레일리안은 또한 이번 산불사태가 과거에 비해 최악의 것이 아니라고 거듭해서 주장해왔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신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1천200만에이커(4만8천600㎢)가 불탔으며,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불탄 면적은 과거 15년치를 합친 규모보다 넓은 상황이다.
머독이 소유한 호주 최대의 미디어 회사인 뉴스코프는 또한 오보를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독자적인 조사 결과 '트롤'이라고 불리는 전문적인 '가짜뉴스 유포꾼'과 '봇'이라는 자동 댓글 달기 또는 자동 트윗 기능을 가진 악성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산불 사태에서 방화의 역할을 과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슷한 주장을 담은 더 오스트레일리안 기사는 자체 웹사이트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으로 집계됐다.
비판론자들은 이와 관련, 뉴스코프가 미국과 영국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행위를 호주에서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잘못을 좌파 탓으로 돌리고, 보수 지도자들을 보호하며 대중의 주의를 기후변화에서 다른 데로 돌린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학자인 조엘 거기스는 "그런 행태는 정말로 무책임하고 지극히 해롭다"면서 "의심의 씨앗을 한 번 뿌리면 (기후변화 같은) 주요한 대화를 나누는 걸 막아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스코프는 이메일에서 이런 의혹을 부인하면서, 방화범 등에 대한 기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다룰 만한 적절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뉴스코프의 이런 잘못된 정보와 유포를 정부의 미온적인 산불 대처와 연결 지어 비판하고 있다.
뉴스코프와 스콧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 연정이 일체화 돼, 선진국 가운데 호주를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나라가 되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스코프의 편집자와 칼럼니스트들은 모리슨 총리가 산불 사태 와중에 하와이로 휴가를 다녀온 데 여론의 몰매를 맞자 가장 큰 목소리로 그를 옹호했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라는 유엔의 압력이 실패할 것이라는 호주 에너지 장관 인터뷰도 연말에 게재했다.
멜버른의 '헤럴드 선' 등 다른 머독 소유 매체들 역시 산불이 새해 전야에 인근 마을들을 초토화할 위험이 있는데도 관련 소식을 주목도가 떨어지는 면에 배치했다.
며칠 후 산불이 휩쓸고 간 마을 주민들이 피해 시찰을 나온 모리슨 총리에게 야유를 퍼부었을 때 머독 계열의 스카이뉴스 채널은 이들을 "단정치 못한 부랑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기후변화'라는 말을 머독 소유 매체들에서 검색하면 기후변화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주장하는 시위대를 비판하는 기사가 대부분이다.
이들 매체의 사설에선 '급격한 기후변화 정책'에 반대하고, 오피니언 칼럼도 좌파 환경보호론자들이 허가만 해준다면 산불을 통제하기 위해 더 많은 맞불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퀸즐랜드공대 강사인 티머시 그레이엄은 산불을 과장되게 방화와 연결짓는 트윗들을 조사한 후 "방화로 귀결되는 산불은 전체의 3∼5%밖에 안된다고 학자들이 말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파적인 미디어들은 그것을 침소봉대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