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8세 청소년 투표' 진보정당에 유리할까

만 18세 청소년들의 투표가 가능해지면서 진보 정당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높다. 정의당은 20세 청년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청년기초자산제를 공약하는 등 벌써부터 '18세 표심' 잡기에 나섰다. 만 18세 청소년의 선거 참여가 정말 진보 정당에 유리할까.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젊은 세대일수록 진보 성향에 가깝다는 인식은 증명된 바 없다"고 했다. 실제 10대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을 알아보기 위한 여론조사는 지금까지 없었다. 다음달 13일부터 18세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가 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20대 대상 여론조사를 통해 18세의 정치 성향을 추론해보면 진보 정당에만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리얼미터가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9~29세 유권자의 38.1%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31.5%로 7%포인트 차다. 30대와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30대의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은 각각 55.3%와 17.9%다. 두 세대를 단순 비교해도 20대가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정의당 지지율을 놓고 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19~29세의 정의당 지지율은 4.5%다. 이는 60세 이상(2.5%)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정의당의 지지율은 30대(7.7%)에서 가장 높다. 신 교수는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며 "10대가 진보 성향에 가깝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4·15 총선에 투표가 가능한 18세 청소년의 절대적인 수를 고려하면 총선판을 흔들 변수가 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18세 청소년 수는 62만여명이다. 하지만 투표가 가능한 2002년 4월16일 이전 출생자는 14만여명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낮다는 점까지 염두에 두면 18세의 투표 참여가 어느 정당에 유리하다고 꼭 집어 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