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지을땐 욕심 내려놔야…화려함보다 불편함 최소가 우선

'전원생활칼럼니스트' 김경래의 시골편지
전원주택을 직접 지어본 사람은 모든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먼저 관공서 인허가가 예상보다 까다롭다. 시공 기술자와의 협의도 쉽지 않다. 집을 다 짓고 난 뒤에는 집 모양이 맘에 안 들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비용은 계획보다 많이 들어간다. 답답하겠지만 욕심을 좀 내려놔야 한다. 생활하기 좋은 전원주택이 가장 좋은 집이라고 생각하자.

집을 기념물처럼 생각해 한 곳이라도 잘못될까봐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많다. 집을 모시고 사는 격이다. 이래선 곤란하다. 편하게 살 집을 짓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건축비를 많이 들여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조망을 선택하면 향을 포기해야 하고, 거실 채광을 높여 설계하면 주방 채광이 문제가 되는 때가 있다. 집 모양을 예쁘게 지으면 단열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다 좋은 것은 없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생활하기 편리한 집을 지어야 한다. 화려하게 지은 집은 1년 자랑하면 끝이다. 그러나 불편한 집은 평생 간다. 돈을 많이 들였다고 반드시 좋은 집이 되지 않는다. 생활하기 좋고 관리가 편한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경치 좋은 곳에서 친환경적으로 살겠다고 집을 짓는 것도 마찬가지다. 황토 등 친환경 자재로 집을 지으면 관리에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관리 비용도 만만찮다.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면 문제가 안 되지만, 막상 살아보면 불편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집을 잘 짓겠다고 너무 욕심을 내면 끝이 없다. 건축 계획을 세우고 돌아서면 또 새로운 공법과 더 좋은 자재들이 눈에 들어온다. 100% 만족할 수 있는 집은 없다. 옆집과 비교하면 내 집이 모자라 보일 때도 있지만, 이렇게 따지다 보면 스트레스만 받는다. 자식들이 놀러올 때 불편할까봐, 나중에 물려주기 위해 집을 크게 짓는 사람도 있다. 집을 지을 땐 자식 생각은 잠시 잊자. 그들은 부모의 바람과 다르다. 생각만큼 시골에 자주 내려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귀촌할 생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자식들을 떠올리지 말고 지금 나에게 맞춰 지은 집이 가장 좋다.

강이나 계곡 근처 경치 좋은 물가에 집을 짓는 계획도 잘 살펴야 한다. 처음 몇 번은 감동할지 몰라도 직접 살 때는 다르다. 물안개와 습기 등으로 집이 빨리 망가질 수도 있다. 지나놓고 보면 안전하고 편하고 따뜻한 곳이 최고의 집터가 된다. 집은 이런 곳에 짓고, 경치가 좋은 곳엔 정자를 지어 산책을 나가자. 전원생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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