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서 미·러 군함 충돌 위기…"55m 근접"

지난해 6월 필리핀해서도 충돌 직전 회항

미국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에서 러시아 군함이 미국 구축함에 충돌 직전까지 근접 항해하며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미 해군 제5함대는 성명에서 "러시아 군함이 9일 미 군함이 발신하는 충돌 위험 경적을 무시하고 초근접 항해를 하다 방향을 틀었다"며 "러시아 군함이 초기에 충돌을 피하기 위한 국제 규약 준수를 지체하면서 충돌 위험이 커졌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제5함대가 제공한 당시 영상에서는 러시아 군함이 미 군함 선미 쪽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모습이 담겼으며, 국방부는 두 군함의 간격이 55m까지 좁혀져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충돌 방지를 위한 국제 해양 규약에 따라 짧은 경고 경적을 5차례 발신했지만 러시아 군함이 이를 무시했다는 게 미국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미 군함이 러시아 함대의 진로를 가로질러 가면서 충돌 방지를 위한 국제 규약을 위반했다"며 "당시 미 군함이 러시아 함대 선두의 좌현에 위치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미 군함은 지난해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파견됐으며, 에이브러햄 항공모함 편대에 소속돼 타격 임무를 수행 중이다.

앞서 미·러 양국 군함은 지난해 6월 7일 필리핀해에서도 러시아 군함이 미 군함에 15∼30m로 접근하면서 충돌 위기까지 갔었다. 당시에도 미국 제7함대는 "후진 엔진을 최대 가동해 충돌을 피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미 군함이 갑자기 항로를 변경해 가로질러 들어왔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