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영화 투자자"…뜨거워지는 '문화 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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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으로 영화·공연 투자
음악 페스티벌, 일주일새 13억 모아
투자유치와 홍보 '두 토끼' 잡아
개인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영화·전시·공연 등에 투자하는 ‘문화 펀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수 대중이 참여하는 크라우드펀딩 특성 때문에 일단 홍보 효과가 큰 데다 투자 내용을 이해하기 쉬워 개인투자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12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따르면 음악 페스티벌인 ‘그린플러그드 서울’에 투자하는 펀딩 프로젝트(사진)에 약 13억4000만원이 모였다. 지난 6일 펀딩을 시작한 지 1주일여 만이다. 투자 모집을 받기 시작한 지 20분 만에 8억원이 모여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최단시간 모집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린플러그드는 매년 봄 야외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로 가수와 다양한 음악가들이 참여한다.이 상품은 6개월 만기 이익참가부사채로 기획됐다. 투자 시점으로부터 6개월 뒤 페스티벌 순수익에 따라 투자손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투자 시기와 금액에 따라 페스티벌 참여 티켓, 기념품과 기념앨범, 포토월 이름 기재 등의 혜택을 받는다.

와디즈 관계자는 “지난해 진행한 펀딩에서는 5개월 만에 14.01% 수익을 기록한 상품”이라며 “투자 모집 첫날 12억원이 모인 뒤 계속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문화 펀딩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82년생 김지영’ ‘천문’ 등 영화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은 지난해 하반기 7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영화 투자는 그간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개인에게도 투자 기회가 열린 사례다. 알폰스 무하 전시회에 투자하는 상품에도 작년 하반기 6억원이 모였다.문화 영역의 크라우드펀딩이 속속 등장하는 건 투자유치와 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어서다. 수억원가량의 투자금을 다수 개인으로부터 유치하는 과정에서 문화 행사가 알려지고 충성도가 높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로서도 평소 관심을 가졌던 문화 행사에 투자하는 동시에 관련 상품을 향유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김지훈 와디즈 이사는 “투자 프로젝트에 따라 투자 수익뿐 아니라 티켓, 굿즈(기념품) 등 추가 혜택이 있어 대체투자를 하려는 일반인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며 “문화 펀딩은 대중과 접점이 높아 앞으로도 투자자들로부터 꾸준히 인기를 끄는 투자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