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텔레콤·화학 떼고 미래지향적으로…SK계열사들은 社名 변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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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이름 뒤 에너지·화학
붙으면 근본적 변화 추진 힘들어"
SK그룹 계열사가 사명 변경 작업에 들어갔다. 낡은 이름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딥체인지)를 꾀하기 힘들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내부적으로 사명 변경 후보군을 공지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컨설팅회사를 통해 3~4개의 후보군을 받은 뒤 사내 게시판 등에 올려 임직원에게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경기 이천포럼에 참석, “기업 이름으로 OO에너지, OO화학 등을 쓰게 되면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 힘들다”며 “과거엔 자랑스러운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사회적 가치와 맞지 않을 수 있고, 환경에 피해를 주는 기업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SK그룹 각 계열사는 기업명에서 업종을 빼는 대신 SK이노베이션처럼 회사의 지향점과 가치, 비전 등을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석유화학이 주축인 SK이노베이션은 자원 개발, 2차전지 등으로 사업 분야를 성공적으로 넓혔다는 평을 듣는다.

SK텔레콤을 비롯해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SK브로드밴드 등이 사명 변경에 적극적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현장 간담회에서 사명 변경 의지를 밝혔다. 사명에서 ‘텔레콤’을 떼고 ‘SK하이퍼커넥터’ 등으로의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SK하이닉스 등 기존 사명의 존재감이 크거나 본업이 전부인 회사(SK가스 등)는 당분간 현재 회사 이름을 유지하기로 했다.

SK그룹은 각 계열사 사명이 바뀌더라도 그룹 CI(기업이미지)는 변경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지금의 CI는 날개 모양을 형상화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이미지를 담았다”며 “고객에 대한 가치 창출과 인류 행복에 공헌하려는 SK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사명 변경 취지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