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는 '퍼스트 무버쇼'…미래가 아닌 현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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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놀란 CES 2020…혁신기술'5대 트렌드'글로벌 테크기업의 미래 기술 경연장인 ‘CES 2020’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 일정을 마치고 지난 10일 폐막했다. 올해 CES를 관통한 3대 키워드는 △AI △로봇 △모빌리티였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폴더블(접는)폰 트렌드는 노트북 등으로 확산됐다. ‘퀴비’ 등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던지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일상에 스며든’ 로봇·AICES의 ‘트렌드 세터’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공 모양의 지능형 동반자 로봇인 ‘볼리’를 발표했다. 사람 손바닥만 한 노란 공처럼 생긴 이 로봇은 사람이 가는 곳마다 따라 가고 갑자기 서면 같이 멈춘다. 다양한 가전제품과 연동돼 상황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도 전시관의 3분의 1을 AI ‘씽큐 존’으로 꾸몄다. ‘어디서든 내집처럼’이란 주제로 집은 물론 식당,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장소에 AI를 적용했다. 로봇 서비스인 ‘클로이 다이닝 솔루션’은 손님맞이, 주문, 음식 조리, 서빙, 설거지까지 할 줄 알았다.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연구소 스타랩스가 전시한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도 화제였다. 소프트웨어만으로 인간의 모습과 움직임 등을 그대로 구현한 일종의 ‘아바타’다. 단순히 명령만 수행하는 게 아니라 인격이 있어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게 스타랩스의 설명이다.
AI·로보틱스관의 주인공은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었다. 일본 오므론의 AI 탁구 코치 로봇 ‘포르페우스’는 공이 오는 코스와 속도를 초당 80회 측정해 공의 낙하지점을 예측하고 정확하게 받아쳤다. 중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유비테크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는 “콜라 한 잔 가져다줄래?”라고 말하자 식탁으로 가 병따개로 콜라병 뚜껑을 따고, 유리잔에 콜라를 따라줬다.‘카쇼’로 변한 CES“올해 CES는 ‘카쇼’라고 불러도 될 만큼 모빌리티 바람이 거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CES 2020 현장을 둘러본 뒤 이렇게 말했다. 모빌리티(이동 수단)와 정보기술(IT)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소니는 이번 CES에서 전기·자율주행 콘셉트카 ‘비전-S(Vision-S)’를 깜짝 공개했다. 비전-S엔 센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통신 등을 위한 부품과 기기가 들어간다. 소니는 이런 부품과 기기들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완성차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현대자동차는 우버와 손잡고 도심 항공기(PAV: personal air vehicle) 콘셉트 모델 ‘S-A1’을 전시했다. 드론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필요 없고, 일반 항공기처럼 빠른 항속 주행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다. 소음도 적어 도심을 날아다닐 수 있다. 파일럿 1명, 승객 4명이 탈 수 있다.
노트북까지 확산된 ‘폴더블’
올해 CES에선 지난해 출시된 폴더블폰뿐만 아니라 폴더블 노트북 등도 나왔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폴드와 메이트X를 전시했다. 모토로라도 폴더블폰 레이저를 출품했다.
PC 업체들은 ‘접는 노트북’을 내놨다. 중국 업체 레노버는 LG디스플레이의 13인치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노트북 ‘씽크패드X1 폴드’를 공개했다. 기존 노트북처럼 접어 한 화면은 디스플레이로, 한 화면은 키보드로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 도전하는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된 서비스는 새로운 영상 플랫폼 ‘퀴비’다. 10분 안팎의 짧은 영상이 특징이다. 오는 4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영화부터 패션, 뷰티, 뉴스, 스포츠 등 8500개 에피소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전설리/김남영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