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지 못한 정의당 "진중하게 살라" vs 탈당 진중권 "감사패 버렸다"

윤소하 "진중권 좌충우돌"
진중권 "가는 마당에 한소리 한다"
"당원 가는 길에 험담, 자괴감 든다"
2017년 3월 26일 당시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노유진의 정치 카페'에서 방송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 왼쪽부터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심상정 대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 = 연합뉴스
정의당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낸 탈당계를 처리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면서 "마음 추스르고 보다 진중하게 세상 살펴달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조용히 처리해 달라고 했더니 가는 마당에 꼭 한소리를 해야 했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의 지시로 10일 저녁 진 전 교수의 탈당 절차가 이뤄졌다고 11일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탈당계는 잘 처리됐다"며 "그동안 고마웠다. 요즘 좌충우돌한 모습은 빼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람되지만 진 전 교수님께 마음 추스르고 보다 진중하게 세상 살펴달라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조용히 처리해 달라고 했더니 가는 마당에 꼭 한소리를 해야 했나"라며 "당에서 받은 감사패를 최고의 명예로 알고 소중히 간직해왔는데 윤 의원 말씀을 듣고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당에 바쳤던 헌신이 고작 '계파 찬스'에 사용될 밥그릇 수나 늘려주는 활동에 불과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며 "세상사 많이 어렵고 헷갈리시죠? 그래서 원칙이라는 게 있다. 정의를 표방하는 정당이라면 (조국 사태 때)잘난 부모덕에 부정입학한 학생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고도 기회를 빼앗긴 힘없는 아이 편에 서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나는 여전히 그 아이의 편에 서 있고 당신들이 의석수에 눈이 멀어 그 자리를 떠난 것"이라며 "작고하신 노회찬 의원이 살아 계셨다면 나와 함께 서 계실 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12일에도 설전을 이어갔다. 윤 원내대표는 언론을 통해 진 전 교수가 탈당한 이유는 조국 사태 때문이 아니라 해당행위로 내부 징계가 거론됐기 때문이라는 뉘앙스의 주장을 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의당에 당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녹색당을 지지한다'는 등의 발언을 하는 등 해당 행위를 해서 내부적으로 (징계)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윤소하 원내대표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내가 '녹색당을 지지한다'고 해서 징계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징계 추진은 훨씬 전에 한 것으로 안다. 녹색당 지지 발언은 정의당에 탈당 처리해달라고 하고 한참 뒤에 한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윤소하 원내대표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세요"라면서 "원내대표씩이나 돼서 한때의 충성스러운 당원 가는 길에 험담이나 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 거짓 해명까지 합니까"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