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추모회…트뤼도 "책임 묻겠다"

캐나다 국적자 최소 57명 사망…40년래 단일 사건 최다 피해
캐나다, 단교한 이란에 조사팀 파견…외무장관 "이란이 비자 8개 추가 발급"
쥐스텡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여객기 피격 사건과 관련해 "정의를 추구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희생된 캐나다 국민 57명을 위한 추모 기도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추도사를 하며 기도회에 참석한 약 1천700명을 향해 "여러분은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로울 수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라며 "조국이 오늘, 내일, 그리고 앞으로 계속 당신과 함께할 것"이라며 위로를 건넸다.

이어 "이 참사는 절대 일어나선 안 됐으며, 나는 이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며 "여러분은 우리에게 정의를 추구하고 책임을 물을 동기를 준다"고 말했다.이날 기도회는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한 농구장에서 진행됐다.

앨버타주는 이번사고의 캐나다인 희생자 13명의 고향으로 알려졌다.

이 중 대부분은 앨버타 대학교 소속이었다.트뤼도 총리가 흔들리는 목소리로 추도사를 할 동안 객석에는 눈물을 적시는 사람들을 위해 휴지 상자가 오갔다.

무대 위 추모공간은 희생자들의 사진과 추모객들이 놓은 꽃과 양초 등으로 채워졌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페드람 무사비 앨버타대학 교수의 지인 바히드 씨는 로이터통신에 "여전히 믿을 수 없다"며 "'그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계속 생각하게 된다"고 애도했다.
지난 8일 오전 이란 테헤란 부근 상공에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PS752편 여객기가 이란군의 격추로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전원 숨졌다.

이중 캐나다 국적자는 최소 57명으로, 캐나다 국민이 한 번에 이토록 많이 희생된 사건은 지난 40년 동안 전례가 없었다.

사고 이후 캐나다 곳곳에서 희생자를 위한 추모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캐나다 최대 식품업체 대표가 인터넷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는 공개 비판글을 올렸다.

캐나다 메이플 리프 푸드의 마이클 매케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회사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수십명의 캐나다 국민이 희생된 이번 사건으로 "매우 화가 났으며 시간이 지나도 화가 줄지 않는다"고 밝히고는 "워싱턴의 나르시시스트가 세계가 함께 이룬 업적을 파괴하고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그는 "미국은 이제 이라크를 포함한 그 어느 지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며 긴장은 과열 상태로까지 고조됐다"면서 "비열한 군사 지도자 테러리스트를 들어냈다고 하지만 그런 사람이 100명은 더 줄줄이 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무책임하고 위험하며 구상이 잘못된 계획으로 인한 부차적인 피해로 63명의 캐나다인이 십자포화 속에 불필요한 죽음을 맞았고 그중에는 내 동료의 부인과 11살짜리 아들도 있다"고 분노했다.
2012년 이후 이란과 단교 중인 캐나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란에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프랑수와-필립 샹파뉴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로 이란 당국이 사건 조사를 위해 입국하려는 캐나다 당국자에게 비자 8건을 추가로 발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당국자 3명이 이미 이란으로 갔으며, 오는 14일 8명이 추가로 출국할 것이라고 전했다.캐나다 측 조사단에는 영사관과 캐나다 교통안전위원회(TSB) 직원들이 포함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