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 첫 훈련…"주위 보면서 축구해야"(종합)

U-19 선수 59명 중 30명 선발 후 태국 치앙마이로 전지훈련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은 신태용 감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신 감독은 13일 오후 4시 자카르타 외곽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U-19 대표팀을 선발하기 위해 소집한 선수 59명과 첫 훈련에 나섰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항상 주위를 보면서 축구를 해야 한다"며 "보고, 생각하고, 움직이면 된다"고 짧고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김해운 수석코치, 공오균 코치, 김우재 코치, 이재홍 피지컬 코치와 함께 선수들에게 다양한 움직임을 지시한 뒤 면밀히 살폈다. 신 감독은 "앞에도 보고, 옆에도 봐라", "화이팅이 약해, 화이팅이!", "아요(Ayoh·하자), 아요"라고 외쳤다.

그의 곁에서 한국인 통역관이 바로바로 인도네시아어로 지시를 전달했다.

첫 훈련인 만큼 이날 경기장에는 20여명의 현지 취재진과 체육부 장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 회장 등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신 감독은 앞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개인 기술은 좋지만, 체력과 근성을 키워야 한다"며 "한 명 한 명 직접 눈으로 보고 대표팀을 선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계약 체결식에서도 말했듯이 희생정신 없이 개인플레이를 하면 뽑지 않을 것"이라며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이번에 소집한 59명의 선수는 2001년과 2002년에 태어난 선수들이다. 이들 중 33명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가 선발한 'U-18 엘리트 프로 아카데미'(EPA) 리그 선수들이다.

통상 자바섬 출신 선수들은 체격이 작지만, 지략이 뛰어나고 수마트라섬이나 파푸아 출신 선수들은 체격과 체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감독은 닷새간 합숙을 통해 30명을 선발한 뒤 20일부터 2주일 동안 태국 치앙마이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그는 "당초 인도네시아 축구협회가 계획했던 소집 인원과 전지훈련 인원을 거의 두 배로 늘렸다"며 "이슬람 문화와 간단한 인도네시아어부터 공부하는 등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일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신 감독은 한국인 코치들과 함께 이슬람 문화와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이들은 전날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의 소개로 이슬람문화 전문가로부터 강의를 들었다. 신 감독은 "이란 축구 선수들도 라마단 때 금식을 하느냐", "하루 다섯 번 기도 중 두 번을 합쳐서 할 수 있다는데 맞느냐"는 등 질문을 하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