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K팝에 AI 등 첨단기술 결합…세계 엔터테인먼트산업 판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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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성공경제硏·국제교류재단 주최 '성공경제포럼'‘K팝 대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사진)이 14일 “K팝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를 융합하고, 인공지능(AI)과 나노테크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엔터테인먼트산업을 혁신해나갈 것”이라며 “스위스 시계처럼 K팝을 한국 대표 상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기조연설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성공경제포럼에서 ‘컬처 유니버스와 K팝의 미래’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성공경제연구소와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날 포럼은 K팝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이 회장은 K팝의 미래로 ‘컬처 유니버스’란 신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컬처 유니버스는 K팝 산업을 일군 문화기술(CT)에 인공지능(AI), 바이오, 나노테크 등 첨단기술을 결합해 구현하는 미래의 엔터테인먼트 세상”이라며 “10년 안에 사람들은 K팝 스타 같은 유명인 아바타와 하루를 시작하고 마치는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우 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K팝 전성기는 지금부터”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간 감정에 소구하는 K팝의 위상과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근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K팝의 영토 확장으로 세계에 한류 중심의 ‘취향제국(Preference Empire)’이 구축되고 있다”며 “한글 배우기와 한국 예능프로그램 등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초청 연사로 참석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K팝은 한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한국의 이미지를 ‘쿨’하게 만드는 K팝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고 말했다."컬처테크 계속 진화…K팝스타 아바타와 함께하는 세상 곧 열릴 것"“이제 우리의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로 ‘컬처 유니버스’를 조성하고자 합니다. 컬처 유니버스는 문화기술이 인공지능(AI), 바이오, 나노테크 등 첨단 기술과 융합해 만들어내는 미래의 엔터테인먼트 세상입니다. 문화기술이 구현한 세상이 엔터테인먼트산업에 혁신을 가져오고, 우리 생활도 확 바꿀 것입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사진)이 14일 K팝과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이날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성공경제포럼 기조연설을 통해서다.
이 회장은 1995년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이후 K팝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고 있다. K팝을 오늘날 세계 대중음악의 주류로 편입시키고 한류 르네상스를 이끄는 일등 공신으로 만든 주역이다. 이 회장은 K팝 도약의 비결로 그가 1990년대 정보기술(IT)에서 힌트를 얻어 구현한 문화기술에서 찾았다. SM의 핵심 문화기술은 독자적으로 구축한 캐스팅·트레이닝·프로듀싱·매니지먼트 시스템이다. 이 회장은 “몰래 가둬 놓은 건 아니지만 많이들 SM의 비법을 알게 됐고, 좋은 팀도 많이 나와 함께 K팝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K팝 수출은 매년 10% 이상 증가율을 보이며 2018년 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며 “K팝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문화기술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문화기술의 미래를 컬처 유니버스에서 찾았다. 그는 “미래에는 청각과 시각으로 음악을 즐기던 한계를 뛰어넘어 현실 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 없이 콘텐츠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미래의 K팝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내가 좋아하는 유명인의 아바타와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보내게 되는 세상을 열 것”이라고 내다봤다. K팝 스타 같은 유명인들의 아바타를 ‘브레인’으로 탑재한 AI 로봇 등과 일상을 보내게 되고, 소비자는 취향대로 아바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아바타와 함께하는 세상이 올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아바타는 나만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나만의 비서가 될 수도 있다”며 “아바타끼리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거대한 세상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회장은 지난해 ‘빌보드 200’ 앨범차트에서 1위에 오른 소속 가수 슈퍼엠이 컬처 유니버스의 핵심가치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K팝 어벤져스’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내놓은 슈퍼엠은 다양한 콘텐츠의 융합을 이뤄 컬처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첫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슈퍼엠은 무한대의 협업을 통해 SM을 뛰어넘어 K팝 유니버스가 되고, 동양권 전체의 이야기, 나아가 동양과 서양이 만나 글로벌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세계관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컬처 유니버스 구현을 위해 마블과 인텔, 미국 에이전시 CAA, 자선단체 글로벌시티즌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SM소속 가수 겸 배우들의 미국 매니지먼트를 CAA에 위탁해 인텔의 AI와 마블 영화 등에 진출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음악 IP(지식재산권)를 앞세워 영화, TV 프로덕션, 에이전시 사업까지 확대해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고 컬처 유니버스를 이뤄낼 것”이라며 “한국이 그 관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선 공연 ‘글로벌 골 라이브’를 서울에 유치한 것도 컬처 유니버스 구상의 일환이다. 그는 “글로벌시티즌과 제휴해 오는 9월 26일 서울에서 10시간 동안 ‘글로벌 골 라이브’ 공연을 연출하게 됐다”며 “5개 대륙에서 동시에 열리는 21세기판 ‘라이브 에이드’ 공연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자선 음악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회장은 “SM은 앞으로 미국 중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직접 진출해 그 나라의 음악 문화를 K팝과 함께 성장시킬 것”이라며 “K팝을 앞세운 컬처 유니버스 시대를 열어보이겠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