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안철수 오면 고맙겠다"…安 "정치공학적 통합논의 참여안해"

'통합' 대의엔 동의하지만…양측 '온도차' 드러내
'보수 빅텐트' 꿈꾸는 황교안…안철수, 제3지대 독자신당 창당 주목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반문(반문재인)연대를 기치로 내걸고 야권 통합을 추진하면서 연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황 대표는 이날 인천시당 신년기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에 대해 "오셔서 자유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셨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도 "안 전 의원도 통합논의로 들어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당이 통합의 우선 파트너로 새로운보수당을 택하면서도, 안철수계 의원들을 비롯한 제 정당·세력과의 '보수빅텐트'를 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한국당 입장에선 과거 진보진영에서 여의도 정치를 처음 시작했고, 2017년 대선에서도 중도 좌파 세력의 지지를 상당수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안 전 의원과 손을 잡아야 중도 외연 확장이 가능하다는 전략도 깔렸다.
그러나 야권 통합을 둘러싼 황 대표와 안 전 의원 측의 온도차가 감지된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측근을 통해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안 전 의원은 "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국가 혁신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라고도 덧붙였다.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안 전 의원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야권 통합은 세력 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라며 "대한민국을 반으로 쪼개 좌우 진영대결을 펼치자는 통합 논의는 새로운 흐름과 맞지 않고, 절대권력을 가진 집권여당이 파놓은 덫이자 늪으로 빠져드는 길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안 전 의원의 이같은 메시지는 야권 통합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지만, 선거를 의식한 헤쳐 모여 식 통합보다는 가치에 우선하는 통합을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안 전 의원이 귀국 후 보수진영으로 곧바로 직행하기보다는 미래와 혁신, 중도 정치를 화두로 제3지대 실용주의 정당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도 읽힌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전 의원의 신당창당설이 적지 않게 거론된다.

실제로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안 전 의원의 창당 가능성을 놓고 "거의 확실하다.

당명을 다 바꾸고 일주일이면 가능하다"며 "안 전 의원은 창당할 수 있는 조건과 역량을 다 갖추고 있다.

'안철수' 이름 석 자가 당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일각에선 야권 전체가 정계개편 빅뱅을 앞둔 상황에서 1년여간 현실 정치와 거리를 뒀던 안 전 의원이 통합열차에 본격 올라타기 전 이른바 정치적 몸값을 높이려 말을 아끼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