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보고서 수정은 회계법인 판단"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조기폐쇄 책임' 외부에 돌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사진)이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에 대한 보고서 수정은 회계법인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보고서 작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해 산업부-한수원-회계법인 간 책임 공방이 불거지고 있다.

정 사장은 14일 페이스북에 띄운 글에서 “오늘 월성 원자력본부의 새해 업무계획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분명히 이야기했다”며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평가한) 회계법인이 자신들이 세운 기준에 대해 한수원에 의견을 구했고, 우리가 설명한 뒤 (회계법인이) 받아들인 게 전부”라고 했다.앞서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월성 1호기 경제성을 평가한 삼덕회계법인이 당초 “계속 가동 때 이익이 1778억원 더 크다”는 보고서를 작성했으나 산업부와 한수원, 회계법인이 회의를 연 뒤 숫자를 조작·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월성 1호기의 이용률 전망치를 당초 70%에서 60%로, 전력판매단가를 ㎾h당 60.76원에서 48.78원으로 각각 낮춰 경제성을 확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수정된 보고서를 토대로 2018년 6월 15일 예고에 없던 임시이사회를 열어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의결했다.

정 사장은 “이용률 및 전력판매단가 조정은 회계법인이 인터뷰와 회의 등을 통해 스스로 정했다”며 “또 제3의 회계법인과 회계학 전공 교수들이 3자 검증까지 마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 수정의 책임을 회계법인 등 외부로 돌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