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데빵시대

['오늘' 가장 주목을 끈 '정(치권) 말 (한마디)']
민주당 총선 1호 공약 '공공 와이파이' 무료
민주당 "전국 공공 무료 와이파이" 선언
정책위의장 "'데이터0원'시대 열 것"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총선 공약 1호를 공개했다.

민주당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전국에 공공 와이파이를 5만3000개 설치해 가계 데이터통신비를 절감하겠다는 '무료 공공 와이파이 전국 설치'전략을 총선 카드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안전한 공공 와이파이를 방방곡곡에 확대·구축해 전국 무료 와이파이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총선 공약 1호를 발표했다. 현재 일부 지역 시내버스와 학교 등지에 공공 와이파이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데, 이것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공공 와이파이 확대 정책으로 20~30대 청년층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안전한 공공 와이파이를 방방곡곡으로 확대 구축해 전국 무료 와이파이 시대를 열겠다"며 "이제 '데빵(데이터 0원)시대', 전국의 모든 버스, 학교, 공공장소 어디서든 데이터 통신비 0원, 데빵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민주당이 국민에게 드리는 첫 번째 약속"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버스정류장, 터미널, 철도역 등 교통시설과 박물관·도서관·체육시설·전통시장·관광지 등, 보건소·장애인시설·지역아동센터·사회복지관에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하기로 했다.민주당은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통신비용 절감을 통해 통신 복지를 확대하는 공공 서비스 성격을 갖고 있다"며 "통신 서비스에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총선 1호 공약은 '무료 와이파이' (사진=연합뉴스)
공공 와이파이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一家)가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에 연루되기도 했다. 당시 야당은 1500억원 규모의 서울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에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가 투자하고 여권 인사들이 주주로 이름을 올린 회사가 관련 사업 경험도 없이 사업권을 따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윤관석 정책위 수석 부의장은 "와이파이 구축 과정에서 재원 계획을 세우고 통신사·지자체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사업에 올해부터 3년간 578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앞서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공공 와이파이 확충이 포함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4년 선거에서 공공 와이파이 확대를 공약했다.내후년까지 5천800억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인데, 데이터무제한요금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데빵시대' 공약으로 특히 데이터사용량이 많은 2030세대의 통신비 절감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스마트폰 당 데이터 이용량 중 와이파이의 부하분산 비율이 73%로 OECD 13개 국가 중 최고치라는 게 그 근거다.

하지만 지난해 4월 5세대 통신(5G)이 상용화되는 과정에서 데이터무제한요금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트래픽·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5G 가입자 중 데이터무제한요금제 사용자는 270만여 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79%에 달했다.

모든 국민들이 '데빵시대' 공약을 마냥 환영한 것만은 아니다.

"경제가 개판인데 제1여당 1호 공략이 세금 와이파이라니", "그게 어떻게 무료야. 어차피 세금으로 할거 왜 지들이 인심쓰는 척하나", "정부에서 하는 사업은 무료가 아니다. 민간기업이 하는 무료 서비스는 기업의 이익을 줄이며 하는 서비스지만 정부의 무료사업은 국민의 혈세로 하는 것이기에 무료라는게 있을 수 없다. 정부가 이러한 사업을 늘리면 결국 국민 개개인이 내야할 세금이 오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한 정치권 인사는 KBS와의 통화에서 "(무료 와이파이 확대를) 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지금 20대의 상황이 많이 어려운데, 너무 여유로워 보이는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의원도 "국민 실생활 공약이라는 면은 있지만, 1호 공약으로서의 임팩트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